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내 세탁기 제조사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 등 수입 세탁기에 적용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2년 연장하는 포고문을 발표했다.
지난 2018년 1월 처음 적용한 세탁기와 세탁기 부품에 대한 관세율 쿼터를 연장하는 조치인데, 삼성과 LG 등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세이프가드는 미국 국내 산업의 심각한 피해를 방지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연장 이유를 밝혔다. 미 정부는 2018년 1월 무역법을 적용해 삼성·LG 등 한국을 포함해 외국에서 들여오는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미국은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에 20%,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2년차에는 각각 18%와 45%, 3년차에는 16%와 40%의 관세율을 적용키로 했었다.
이는 미국 세탁기 업체인 월풀의 끈질긴 요구를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인 것으로, 효력은 2018년 2월 7일부터 3년간이었다. 월풀은 올해 2월로 효력 만료일이 다가오자 세이프가드를 연장해달라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청원했다. ITC는 작년말 수입품에 대한 미국 기업 구제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결정해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를 연장할 길을 열어줬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월풀은 성명을 내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정책 보장을 돕기 위한 월풀의 거의 10년간 노력이 정점에 달한 것”이라며 “소비자는 물론 미 전역 9개 공장의 1만5,000명 직원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세이프가드가 연장되더라도 삼성과 LG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고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과 LG가 세이프가드 발동 후 미국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세탁기 생산 공장을 각각 건립해 현재 미국 내수의 상당 부분을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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