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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틱톡' 제치고 6,600억 빅딜…카카오와 다른 네이버 M&A 전략

주력 사업자들과 지분교환 이어오던 네이버의 역대급 빅딜

네이버 색깔 입히기보단 시장 선도자와 동반 파트너십 선호

이번에도 '자사주 카드' 꺼내...왓패드 구주주 선택 옵션

공격적으로 계열사 늘리는 카카오와 비교...1년 간 27곳 늘어





네이버가 글로벌 웹소설 1위 플랫폼 ‘왓패드’를 6,600억 원에 인수하면서 달라진 경영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경영권 인수보다는 사업 시너지가 예상되는 기업과 전략적 지분 교환이나 소규모 투자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같은 플랫폼 기업임에도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온 카카오(035720)와는 다른 행보였다. 하지만 이번 딜에서는 ‘틱톡’,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경쟁자들을 제치고 왓패드를 품에 안았다. ‘콘텐츠 산업의 쌀’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해 향후 영상 사업까지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왓패드 인수는 1999년 창립 한 네이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다. 네이버는 그간 본업인 정보기술(IT) 외 금융, 전사상거래(이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방면으로 소규모 투자를 집행해 사업을 넓혀왔다. 지난해 음식 배달 업체인 ‘생각대로’ 운영사 인성데이터에 350억 원을 투자하고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운영사인 버킷플레이스에 글로벌밴처캐피탈(VC)들과 지분 11.33%를 취득했다.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회사에도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VLIVE)’와 AR 서비스 ‘제페토’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규모가 큰 거래일 경우 지분 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로 손을 잡는 전략을 이용했다. 회사를 인수해 네이버의 색깔을 입히기보다는 시장의 주력 플레이어들과 관계를 맺고 동반 성장을 꾀한다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콘텐츠 미디어 그룹인 CJ와 손을 잡고 CJ대한통운과 3,000억 원 규모(네이버 자사주 104만7,120주), CJ ENM·스튜디오드래곤과는 각각 1,500억 원(52만3,560주) 규모 지분을 맞교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CJ 계열사를 통해 네이버웹툰·웹소설의 영상화와 네이버를 통한 CJ계열 콘텐츠 공급 등의 협업을 약속했다. 최근 ENM 계열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티빙과 정기구독 결합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미래에셋대우와 5,000억 원 규모 지분을 교환하면서 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네이버는 이번 왓패드 인수전에서도 자사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왓패드 구주주의 선택에 따라 현금 6,532억 원을 지불하거나 약 7,000억 원 규모의 네이버 주식을 교부하기로 했다.





네이버의 강력한 경쟁자인 카카오는 지분을 사들여 관계회사로 보유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최대의 IT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탄생과 성장 과정은 판이하게 다르다. 카카오는 꾸준히 M&A로 덩치를 키워왔다. 2014년 포털사이트 다음, 2016년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로엔엔터테인먼트)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132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2019년 한 해 동안 인수한 회사만 27곳으로 대부분 국내 회사다. 업종도 글앤그림미디어·바람픽쳐스·로고스필름 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업 회사와 파괴연구소·필연매니지먼트 등 웹 기반 콘텐츠 업종, 케이엠세븐·동고택시 등 택시운송업 관련 회사 등 다양하다. M&A를 통해 기존 회사의 기술과 인력 등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플랫폼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에서도 카카오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왓패드 기존 경영진들과 사업 파트너로서 함께 할 계획이다. 왓패드의 공동창업자인 알렌 라우(Allen Lau)와 이반 웬(Ivan Yuen)은 네이버에 지분을 모두 넘긴 후에도 회사에 남아 네이버웹툰과의 시너지 확대에 힘을 쓰기로 했다. 네이버는 이번 왓패드 인수로 세계 1위 웹툰 ‘네이버웹툰’과 세계 1위 웹소설을 콘텐츠 사업 양대축으로 보유하게 됐다. 왓패드는 네이버가 인터넷 포탈 사이트를 기반으로 이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왓패드의 글로벌 기반을 활용해 세계적인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해외시장에 밝은 글로벌IB 출신들을 영입해 주관사를 따로 통하지 않고 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을 직접 물색하고 있다”며 “자금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들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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