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이콘 바비가 한층 더 성장했다. 첫 솔로 앨범에 이어 두 번째 솔로 앨범을 직접 작사·작곡한 곡으로 채운 그는 어느덧 나의 이야기를 앨범에 엮어낼 수 있게 됐다. 그를 기다리는 3년 4개월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바비는 25일 솔로 정규 2집 ‘럭키 맨(LUCKY MAN)’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바비는 2017년 9월 발매한 솔로 1집 ‘러브 앤 폴(LOVE AND FALL)’ 이후 3년 4개월 만에 솔로 앨범을 발매한다. 첫 솔로 앨범이 음악적 도전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음악적 성장을 입증한다.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 수 있어서 설레고 기쁘다”는 바비는 “꾸준히 곡 작업을 해왔다. 소중한 곡들이 수록됐는데 이렇게 선보일 수 있게 돼서 좋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럭키 맨’은 다채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행운이라 말하는 바비가 풀어내는 이야기로 가득 찼다. 바비는 내면의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한 13곡을 짜임새 있는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해 눈길을 끌었다. 곡 사이사이를 연결하며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스킷(SKIT)을 4개 트랙에 싣는 등 프로듀서로서도 세밀하게 신경 썼다.
타이틀곡 ‘야 우냐 (U MAD)’는 물질만능주의와 기회주의에 찌든 이들에 대한 비웃음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약해진 자신에 대한 분노를 바탕으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친 자동차 엔진 사운드와 함께 터져 나오는 랩핑이 귀를 사로잡는다. 바비는 “약해진 나에게 쓴 곡”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누구나 들어도 힘이 날 수 있는 에너제틱한 곡이다. 비웃듯이 ‘야 우냐’라고 읽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바비는 계속해서 “앨범 전체 스토리를 살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전곡을 플레이했을 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트랙리스트와 가사에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트랙 ‘야 우나’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트랙들은 한 편의 영화처럼 스토리가 이어진다. 본인의 실력과 매력에 대한 자신감을 명쾌하게 전하는 곡 ‘록스타(RocKstaR)’, 에너지 넘치는 파티에 어울릴 법한 노래 ‘노 타임(NO TIME)’,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한 가사가 특징인 ‘브레이크 잇 다운(BrEAk It DoWn)’, 새벽이라는 몽환적인 시간을 생각하며 만든 곡 ‘새벽에 (In THE DaRk)’, 사랑의 세레나데 ‘라일락 (LiLaC)’,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을 통해 변화하는 자신을 그려낸 가사가 매력적인 ‘유아 솔 유아 바디(Ur SOUL Ur BodY)’가 담겼다.
이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담은 ‘우아해 (GOrGeOuS)’, 우울하고 슬픈 분위기의 ‘라이어(LiAr)’, 이별 후 추억을 떨쳐내지 못하는 마음의 ‘주옥 (HeartBROKEN PlaYBoY)’, 현실에 대한 괴로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한 ‘레이닝(RaiNinG)’,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마음이 편해질 수 있는 곡 ‘내려놔 (Let iT Go)’, 자신을 방해하는 존재들에게 전하는 선전포고 ‘데빌(DeViL)’까지 총 13곡이 수록됐다.
앨범 사이사이 들어가 있는 스킷 4개 트랙도 인상적이다. ‘럭키 맨’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담긴 스킷에는 가수 겸 유튜버 오마르도 피처링에 참여했다. 바비는 “스킷은 영화의 내레이션 같은 것”이라며 “스토리를 더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장치였다”고 말했다.
아이콘 멤버들도 수록곡 피처링에 참여하며 바비를 지원사격했다. 구준회(JU-NE)는 ‘레이닝’에, 김동혁(DK)은 ‘유아 소울 유아 바디’에 보컬로 힘을 실었다. 바비는 “앨범을 작업할 때 멤버들이 모니터를 많이 해줬는데, 특별한 설명 없이 공감해 줄 때 기분이 좋았다”며 “‘레이닝’은 기분이 다운돼있을 때 녹음한 곡인데 준회가 많이 공감해 줘서 좋았다. 동혁이와는 평소에도 워낙 호흡이 좋아서 함께 작업할 때 기분이 좋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수록곡 제목은 대문자와 소문자가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로 나열돼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의도한 것”이라는 바비는 “대소문자가 섞인 형태가 재밌을 것 같았다. 영어 전체 제목 전체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해 앨범 전반에 신경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솔로 앨범과 이번 앨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다채로움이다. 바비는 “이전 앨범이 부드럽고 보컬에 중점이 됐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더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며 “타이틀곡 ‘야 우냐’는 무대 위에서 강렬하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가 잘 나타날 것이다. 이처럼 강력하고 센 모습도 있지만 (수록곡에서는) 이전 앨범보다 더 부드러운 모습도 볼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살면서 느낄 수 있는 희로애락을 표현하고자 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이별의 고통에 허우적대다가 슬픔을 해탈하게 되는 있을 법한 스토리”라며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프로듀서로서 바비는 대중성과 자신의 스타일을 두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남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곡을 쓰기 때문에 대중성을 고려하기도 한다. 반면 ‘어떻게 하면 내 생각을 잘 그려낼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기 때문에 딱 중간 입장인 것 같다”며 “어떤 작업물도 들을 때마다 생각이 바뀌기 때문에 100% 만족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비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솔로 활동에 대한 각오도 남달랐다. 그는 “어떤 성과나 각오보다는 하루하루 주어진 일들을 100% 열심히 임하는 태도를 가지려고 한다. 절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앨범 안에 많은 감정들이 묻어났는데 듣는 분들이 슬플 때나 기쁠 때 이 노래를 듣고 감정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노래로서 영향력을 많이 끼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업그레이드된 바비의 이야기 ‘럭키 맨’은 25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