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라고 해서 늘 최신 클럽을 쓰는 것은 아니다. 용품 업체는 계약 선수가 늘 최신 클럽을 써서 경기에 노출해주기를 바라겠지만 개인적인 궁합, 좋은 성적을 냈던 기억 등을 이유로 구형 클럽을 고집하는 선수도 꽤 있다.
PGA 투어는 구형에 대한 애착이 강한 대표적인 선수와 단짝 클럽을 최근 소개했다. 퍼터는 구형 선호 사례가 워낙 많아 해당 소개에서 빠졌다.
토니 피나우와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의 ‘인생 클럽’은 2016년 쯤 출시된 나이키의 베이퍼 프로(Vapor Pro) 3번 아이언이다. 나이키 관계자는 “두 선수는 이 모델의 모양새와 특유의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둘은 지난주 대회에도 이 클럽을 들고 나왔다.
프레드 커플스(미국)의 골프 백에는 캘러웨이의 FT-i 스퀘어웨이(Squareway) 3번 우드가 꽂혀 있다. “더 잘 칠 수 있는 채를 아직 못 찾았다”는 게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인 커플스의 설명이다. 2008년에 그는 클럽 샤프트를 교체하려던 참이었는데 샤프트 회사 직원이 샷 테스트 용으로 끼우고 전달한 헤드가 바로 FT-i 스퀘어웨이 제품이었다. 몇 번 쳐본 커플스는 “딱이다”라는 말과 함께 샤프트는 물론 헤드까지 통째로 바꿔 지금까지 잘 쓰고 있다.
2016년 브리티시 오픈 챔피언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의 아이언(3번~피칭 웨지)은 캘러웨이 레가시 블랙(Legacy Black) 모델이다.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아 일본 전용 모델을 2013년에 구해서 썼는데 어드레스 자세에서 클럽 헤드를 내려다볼 때 드는 묘한 편안함에 마음을 뺏겼다고 한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10세트 쯤 더 샀다는 얘기도 있다. 재미동포 케빈 나가 1월 소니 오픈에서 우승할 때 들었던 드라이버(캘러웨이 GBB 에픽)도 2017년 모델이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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