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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새벽부터 샷 훈련 구슬땀 “여기가 골프한류 요람”

[골프 국가대표팀 동계 합숙훈련 현장 가보니]

체력 관리 추세 맞춰 전담 트레이너 둬

하루 7시간반 맹훈 주1회 필드 라운드

연간 120일 합숙에 기술·심리 지도도

모든 주니어 선수의 로망인 태극마크

선발은 '바늘구멍'…엘리트 코스 첫발

퍼트 연습에 열중인 남자 선수들. /김세영기자




2005년 US 여자오픈 챔피언인 김주연 여자팀 코치가 김혜승의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김세영기자


‘딱, 딱, 딱…’

잘 맞은 골프볼들이 상쾌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쭉쭉 뻗어 나갔다. 기온은 아직 영상 3~4도로 그리 높지 않았지만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쓴 선수들의 얼굴에선 땅방울이 흘러내렸다.

지난 5일 골프 국가대표팀 동계 합숙훈련 현장인 전남 순천의 승주컨트리클럽. 오는 10일까지 24일간의 훈련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새벽 5시30분부터 1시간30분 간의 스트레칭과 러닝으로 일과를 시작해 아침 식사 후 3시간의 샷 담금질에 열중인 드라이빙레인지(연습장)를 찾았다.



올해 국가대표로 활동할 선수들은 남녀 6명씩, 모두 12명이다. 지난해 11월 최종 발탁돼 오는 10월31일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필드를 누비게 된다. 지난해 한국아마추어선수권과 송암배 등 굵직한 대회에서 우승한 조우영(20·한체대), 한국여자아마선수권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졌던 이정현(15·운천중)과 이지현(19·서울컨벤션고) 등 낯익은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이경재, 김주연 남녀 코치가 이끄는 국가대표 훈련에는 피지컬 트레이너도 함께하고 있다. 골프에서도 기술 이외에 체력과 컨디션 관리가 중시되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대한골프협회는 2019년부터 남녀 전담 트레이너를 뒀다.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일한 경력을 갖춘 트레이너는 스트레칭과 밸런스 운동, 근력과 근지구력 훈련, 컨디션 체크 등을 지도하고 있다. 이정현은 “하루 3시간 정도의 트레이닝이 힘들긴 하지만 체력이 이번 훈련 전에 비해 훨씬 좋아진 것 같아 자신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오전(9~12시)과 오후(2~5시)에 각각 샷·쇼트게임 훈련과 체력훈련을 날마다 번갈아 소화하고, 금요일 오후에는 9홀 라운드로 실전 점검을 하는 스케줄이다. 이경재 남자팀 코치는 “골프는 개인 종목이지만 대표팀 소속으로 단체 훈련을 하면서 겨우내 샷 감각을 유지하고 체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는 엘리트 코스의 첫 걸음으로 모든 주니어 선수들의 로망이다.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에 우리나라를 대표해 출전할 수 있다. 지정 골프장에서 이용료 할인을 받고 국내 프로대회 출전 기회도 적지 않기 때문에 값으로 환산하기 힘든 경험을 쌓는 것도 가능하다. 연 평균 120일 합숙훈련 지원과 코치진의 기술적·심리적 교육도 받는다. 연간 골프 국가대표를 운영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혜택이 큰 만큼 태극마크를 달고 유지하는 길은 말 그대로 바늘구멍이다. ‘한국식’ 골프 국가대표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철저히 실전과 경쟁 위주라는 점이다. 유소년 시스템이 국가대표 선발에 맞춰져 있다. 연간 20개 안팎의 대회에는 순위별 선발 포인트가 걸려 있다. 남녀 한국아마선수권의 우승 포인트가 200점으로 가장 높고 150점, 100점, 50점 대회가 정해져 있다. 남녀 6명씩의 국가대표 중 3명씩은 연간 포인트 합계로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 3명씩은 11월 선발전을 통해 뽑는다. 후순위 남녀 10여명씩의 국가상비군과 3명씩의 주니어상비군(초 5~6학년)도 운영한다. 일찌감치 많은 대회에 출전하고 열띤 경쟁을 펼치다 보니 기량이 자연스럽게 향상되고 일찍 두각을 나타낸다. 국내외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선수들의 상당수가 국가대표 또는 상비군 출신이다. 어린 시절부터 국가대표라는 명확한 목표를 향해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란다. 국가대표 시스템은 골프한류의 요람인 셈이다.

한편 승주CC는 대한골프협회와 올해부터 국가대표 훈련을 지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다. 국제규모 18홀 코스와 연습장, 퍼트 연습장, 숙소 등 부대시설도 우수하다. 승주CC를 운영하는 포스코O&M 김정수 대표이사 사장은 “국가대표 지원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위드(With) 포스코’ 비전, 그리고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께서 광양제철소 건립에 맞춰 호남지역 비즈니스 교류의 장으로 승주CC를 조성한 뜻과도 상통한다”고 말했다. /순천=박민영·김세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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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문화부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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