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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CATL





2019년 10월 19일. 전 세계 배터리 업체들은 독일 튀링겐주에서 열린 중국 기업의 공장 기공식을 주목했다. 주인공은 출범 10년도 안 돼 세계 최대 배터리 회사로 발돋움한 CATL이었다. CATL이 해외에 처음 건설한 이 공장은 한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쥔 유럽을 본격 공략하는 신호였다. 세계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중국 푸젠성 닝더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쩡위췬이 2011년 창업한 CATL은 회사 역사만 보면 존재감이 대단하지 않다. 쩡위췬은 상하이교통대에서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애플에 배터리를 납품하던 ATL에 몸담았던 쩡위췬은 전기차용 파워배터리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CATL을 만들었다.



CATL이 성장의 페달을 밟은 것은 2014년 BMW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부터였다.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 자동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후 자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노골적 지원에 나섰다. CATL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2017년 차량용 배터리 시장에서 16%의 점유율로 일본 파나소닉(15%)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한다. 2019년에는 중국 내 점유율이 51%에 달할 정도로 독보적 위치를 점한다. 여세를 몰아 2019년 독일에 제조 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테슬라에까지 공급망을 넓혔다. CATL은 지난해 텃밭인 자국 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와중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24%를 점유해 LG에너지솔루션(23.5%)을 제치고 4년째 선두를 지켰다.

CATL이 지난 4일 290억 위안(5조 원)을 들여 공장 신증설을 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두 달간 내놓은 투자 규모만 680억 위안(11조 7,000억 원)에 달한다. 한국 기업들끼리 기술 도용 문제로 법적 다툼을 하는 틈새를 이용이라도 하겠다는 듯 공격적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업계가 분쟁을 빨리 해결하고 정부가 전폭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차량용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이 아예 중국에 넘어갈지도 모른다.

/김영기 논설위원 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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