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최악의 경제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이끄는 새 내각이 공식 출범했다.
13일(현지 시간) 안사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드라기 신임 총리는 이날 23개 부처를 이끌 각료들과 함께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 관저인 로마 퀴리날레궁에서 취임 선서를 하며 국정 운영 개시를 알렸다.
취임식을 마친 후 총리 관저인 로마 키지궁에서 첫 내각회의를 주재한 드라기 총리는 이탈리아가 직면한 보건·사회·경제 위기를 하나하나 거론하며 국가를 다시 부흥시킬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새 내각의 사명이자 책임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드라기 총리는 이탈리아 재무부 고위 관리와 이탈리아 중앙은행 부총재, 세계은행 집행이사,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부회장 등을 지낸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경제·금융 전문가다.
지난 2011년부터 8년간 ECB 총재로 유럽연합(EU)의 통화정책을 주도한 그는 지금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있게 한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대 속에 출범했지만 드라기 내각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찮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으며 백신 확보도 난제다. 지난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탈리아 경제도 회복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드라기 내각은 EU에서 수령할 예정인 회복기금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는 전체 회복기금 7,500억 유로(약 1,006조 원) 가운데 보조금과 저리 대출 등의 형태로 2,090억 유로(약 280조 원)를 받을 예정이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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