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주의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계약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17일 정의기억연대는 제1,479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존 마크 램지어 미쓰비시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문에 관한 전 세계 페미니스트 성명'을 공개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해당 성명에는 전날 오후 5시까지 국내외 1,000여명의 연구자와 단체가 참여했다. 성명에는 위안부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페이페이 추(미국 뉴욕 배서대)·엘리자베스 손(노스웨스턴대)·린다 하스누마(템플대)·마거릿 스테츠(델라웨어대) 등 교수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노예·성착취 제도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아시아·태평양 전쟁에서 자행한 중대한 인권침해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비판적 분석 없이 답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0년간 수많은 연구, 유엔 특별보고관 및 국제기구가 작성한 보고서, 2000년 여성국제전범법정은 일본군 ‘위안부’의 본질이 조직적 성노예제임을 인정했다”며 “램자이어 교수의 주장은 피해 여성들에게는 2차 가해이며 폭력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지우려는 일본 정부의 시도와 공모하며 정당화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성명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고착화한 억압과 상호연결된 구조를 규명하는 대신 가부장적·식민주의적 관점을 답습하는 주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리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역사와 현대의 부정의를 고민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게 하는 연구, 지식, 교육의 중요성을 믿는다”며 전 세계 대학과 고등교육기관에 성차별, 식민주의, 인종차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다. 이들이 요구한 내용은 ▲성차별·식민주의·인종차별 피해를 줄이고 다양성과 평등을 북돋을 학내 공동체 지침 구축 ▲ 혐오 발언·행위에 관한 적극적 조사 ▲ 전범 기업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정보 공개 등이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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