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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입장 대기번호 160번, 30만원대 호텔객실도 1시간만에 완판

■'보복소비' 불 붙나

2월 백화점 매출 작년比 39% 쑥

카드사용 8.6%↑ 소비지표 반등

주말인 21일 서울의 한 백화점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권욱 기자




“손님 앞에 160팀이 대기 중입니다. 혹시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오늘 입장을 확실하게 보장해드리기 어렵습니다.”

30대 직장인 최 모 씨는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대형 백화점 샤넬 매장에 들러 대기 번호를 보고 깜짝 놀랐다. 최 씨는 오후 1시 반 대기표를 뽑아 오후 6시 반이 돼서야 매장에 입장했다. 번호표 문자 후 10분이 지나면 입장이 자동 취소된다는 말에 온종일 백화점에서 시간을 보냈다. 최 씨는 “번호 문자가 언제 올지 몰라 계속 백화점을 서성거리다 식당가에서 밥을 먹는 중에 연락이 와서 뛰어나갔다”고 말했다. 평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달 9일 또 다른 백화점 샤넬 매장에서도 대기 번호는 100번을 넘어섰다.

21일 백화점·유통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움츠렸던 소비가 고가 명품, 백화점, 여행 상품 등을 시작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물론 업종별·부문별로 회복 속도가 달라 ‘보복 소비’가 전체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이르지만 소비 회복의 시그널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명품 가격 인상을 앞두고 뜨거웠던 ‘오픈런’은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됐다. 오픈런은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직전 나타나는 현상으로 매장 앞에서 기다렸다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샤넬 매장이 있는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과 부산 센텀 신세계백화점에는 대규모 인파가 몰려 장관을 이뤘다. 부산 신세계백화점 앞에는 아예 텐트를 치고 밤부터 기다리는 인파까지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제한됐던 등교가 시작되자 학교와 공원 주변 편의점도 봄바람을 타고 들썩인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이달 3~18일 대학 근처 점포의 주먹밥 매출은 직전 2주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유동 인구가 줄며 고전했던 한강공원을 비롯한 공원 주변 점포에서도 샌드위치(39.9%)와 샐러드(26.4%), 탄산음료(18%) 등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호텔도 북적인다. 올 1월 문을 연 제주 고급 호텔 ‘그랜드하얏트 제주’가 최근 홈쇼핑에서 1시간 만에 1만 실에 가까운 객실 판매를 기록했다. 조식을 포함한 가격이 1박당 30만 원대로 고가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숙박 예약 스타트업 ‘올스테이’가 지난달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한 특급 호텔 호캉스 패키지는 오후 7시 방송 시작부터 접속자가 8,000명에 육박, 방송이 끝날 때쯤에는 1만 8,000명까지 치솟았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소비가 명품에서 시작해 편의점·숙박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계절적 요인과 함께 개학까지 맞물리면서 소비 욕구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소비 지표 중 가장 먼저 반등세를 보인 것은 카드 사용액과 백화점 매출이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지난해 12월(-3.9%)과 올 1월(-2.0%) 두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끊고 2월 8.6% 증가로 돌아섰다. 2월 백화점 매출액은 39.5% 늘어 정부가 모니터링을 시작한 2005년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달에도 첫 주말인 5∼7일 현대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3월 첫 주말보다 109.8% 늘고 롯데백화점에서 94%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심리지수(CSI)도 97.4로 1월(95.4)보다 상승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해 12월(-12만 9,000명), 올해 1월(-6만 명)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감소하다가 2월 반등했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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