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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5,000년 인류史 아우른 백과사전

■지식의 전진,바빌론에서 위키까지

잭 린치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혹자는 백과사전과 사전 같은 ‘참고도서’를 두고 “쓸데없이 두껍다”고 불평할 지 모르나 두툼한 게 당연하다. 참고도서는 정보의 양이 너무 방대해서 머리에 다 담을 수 없게 됐을 때 우리의 기억을 넓히고자 책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인지라 문명 자체를 집대성한 기록물이자 지식을 정제한 응축된 지혜이고, 예전 사실을 조직하고 분류함으로써 세상의 틀을 잡는다.

신간 ‘지식의 전진,바빌론에서 위키까지’는 기원전 3,000년부터 인류가 만든 위대한 참고도서 50종을 분석하고 설명한 것이다. 고대의 참고도서는 책이 아닌 돌판, 파피루스 두루마리도 포함한다. 플루타르크 ‘영웅전’이 맞수를 다뤄 인물을 조명한 방식을 빌려와 동시대 저작물 중 맞수 두 종을 골라 비교하며 고찰하는 방식으로 25장에서 50종을 이야기 한다.



최초의 참고 저작은 ‘법전’이었다. ‘눈에는 눈’이라는 조항 만으로 살인을 금지하기는 쉬웠으나 이혼을 조정하고, 구멍이 난 배에 대한 배상액을 산정하고, 태풍으로 인한 흉작의 책임소재를 밝히는 등 사회가 점차 복잡해질수록 판례는 늘고 미세한 차이가 속출했다. “거의 모든 국가의 기본적 참고 저작에 속하는 법전”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인 기원전 약 1754년 바빌론에서 제작된 ‘함무라비 법전’이다. 높이 225㎝, 직경 164㎝의 섬록암 기둥 형태로 발굴됐고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사용된 쐐기문자 형태로 적힌 282개 법 조항이 발견됐다. 약 1,000년의 시간 차가 있지만 관료제를 만든 로마는 규칙과 조직화·성문화·구조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다. 6세기 경 로마가 동서로 쪼개지자 권위를 재천명하고자 애쓴 유스티니아누스 대제는 로마법을 손보기 시작했다. 주요 법안을 근거로 헌법과 민법 목록을 새롭게 만들면서 낡은 내용은 빼고 일부 규정은 새로운 당시 상황에 맞춰 조정했다. 재정리 한 법령 모음집 정도로 여길 수도 있지만 항목 순서의 통합성이 있고 출처를 밝히면서 법과 관련 규정을 간결하게 제시한 ‘로마법 대전’이다. 이후 11세기 볼로냐 학자들이 모여 이 고대 문헌을 연구한 것이 유럽 최초 대학의 효시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기네스북’과 ‘스콧의 기발한 잡학사전’을 소개한 저자는 맺음말을 통해 ‘위키피디아:무료 백과사전’을 다뤘다. 책은 독자를 갖고 참고도서는 이용자를 가진다. 최근 수십 년 간의 가장 중요한 참고 저작물은 ‘전자 형태’로 발전해 지금은 인터넷을 사전처럼 뒤지는 시대가 됐다. 만만치 않게 방대한 이 ‘사전의 백과사전’ 같은 책을 통해 저자는 누가,왜 ,어떤 원동력으로 이처럼 정보를 모두 한데 모았는지를 분석하면서 “이 책들을 제작하고 활용하던 시대의 사고방식에 대해 그들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2만9,800원.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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