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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그림에 페인트칠한 20대…"그림 가치 높였다" 뜻밖의 재능 발견?

"붓·페인트 있어서 낙서해도 되는 줄" 가로 80㎝, 세로 150㎝ 청록색 덧칠

전시장 "훼손 고의성 없어 선처방침"…누리꾼 "허술한 관리가 문제" 지적도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몰 지하 1층에서 전시된 존원의 작품을 관람객이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의 파란 원 부분이 이날 작품에 물감을 뿌려 훼손된 부분./연합뉴스




5억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작가의 그라피티 작품이 20대 관람객에 의해 훼손됐다. 이들은 “붓과 페인트가 있어서 낙서를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40분께 20대 남녀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서 전시 중인 존원의 작품 ‘Untitled(무제)'에 청록색 물감을 덧칠했다. 이로 인해 작품에 가로 80㎝, 세로 150㎝ 크기의 붓 자국이 남았다.

이들은 소품으로 작품 앞에 놓여있던 붓을 이용해 작품에 물감을 뿌렸다. 근처에 전시장 관리자는 없었다. 전시장 측은 약 30분 뒤 작품이 훼손된 것을 알아차리고 CCTV를 통해 인근에서 쇼핑하던 남녀를 찾아 112에 신고했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몰 지하 1층에서 전시된 존원의 작품을 관람객이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다./연합뉴스


훼손된 작품은 세계적인 작가 존원이 지난 2016년 내한해 그린 작품이다. 가로 700cm 세로 240cm 크기로 가격은 5억원대다.

존원은 화려한 색감과 자유로운 구도로 자유와 젊음을 표현해 거리의 낙서를 예술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현대 미술에 기여한 공로로 2015년엔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를 받았다. 또 롤스로이스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했으며, 2016년엔 LG전자와도 작업했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몰 지하 1층에서 열린 ‘스트리트 노이즈(STREET NOISE)’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이 존원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이같은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작가가 그린 부분보다 더 좋은 느낌"이라며 낙서가 오히려 그림의 가치를 높였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전시 주최측의 관리 소홀 문제를 지적하는 주장도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저렇게 물감통하고 붓을 놨는데 당연히 작품에 낙서해도되는 것으로 알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고가의 작품을 관리자 없이 허술하게 방치한 게 아니냐" 등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편 주최 측은 훼손에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이들을 선처할 방침이다. 전시장 관계자는 “작가 측에 소송이나 보험처리를 하지 않는 쪽으로 제의하는 중”이라며 “작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배상은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훼손된 작품도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걸어 둘 예정이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업체 측이 대화로 원만히 해결하고 싶다고 해 일단 현장에서 종결했다”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후 법적 절차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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