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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자석, 반도체처럼 '대표 브랜드'로 키우는게 꿈”[이달의 과학기술인상]

■한승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인터뷰

한승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초전도자석 상용화의 오랜 난제였던 퀜치(Quench) 현상과 그 충격으로 자석이 타버리는 문제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처럼 발상의 전환으로 돌파했습니다. 초전도를 반도체와 같이 우리나라의 또 하나의 ‘대표 기술 브랜드’로 육성하는 게 꿈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4월 수상자인 한승용(46·사진)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3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초전도자석의 운전 중 초전도 현상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퀜치 현상을 막기 위해 필수 요소라 여겨지던 전기절연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제거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서울대 전기공학 학사·석사·박사인 그는 미국 MIT ‘프랜시스 비터 마그넷 연구소’ 연구원과 전임강사에 이어 미국 국립고자기장연구소 NI-REBCO 팀장, 플로리다주립대 기계공학과 부교수를 역임했다.

한 교수가 지난 2011년 제시한 무절연 고온초전도자석은 차세대 초소형 핵융합 장치를 비롯해 의료용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여러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촉매가 됐다. 그는 초전도자석 내부에 전기절연을 의도적으로 제거해 퀜치가 발생하는 경우 사고 전류가 자동적으로 주변의 ‘건강한’ 영역으로 우회해 자석이 전기적으로 타는 것을 방지하도록 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초전도자석의 패러다임을 바꾼 셈이다. 그는 “당시만 해도 자석에서는 전기절연으로 인해 전류가 주변 영역으로 우회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연구의 영감을 얻는 방법은 ‘조합하기 연습’으로 임의의 단어를 몇 개씩 조합해 새로운 제품이나 기능을 상상하는 연습이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개발한 고온초전도자석의 자기장 세기는 45.5T로 2000년의 기존 세계 기록(44.6T)에 비해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기존 기록을 세운 초전도자석보다 크기와 무게(35톤)를 100분의 1 이하로 줄였다. 그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는 둘레 27㎞의 거대강입자충돌기를 이용해 힉스 입자를 찾고 2013년 노벨상을 받은 뒤 다음 노벨상을 목표로 LHC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중”이라며 “현재 LHC에 적용된 초전도 기술로는 시스템의 둘레가 100㎞에 달할 것으로 예측돼 천문학적인 건설비가 필요한데, 무절연 초전도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터널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이 기술이 ‘초전도 코일 보호의 어려움’이라는 매우 큰 산을 넘는 데 기여한 점은 분명하지만 산업 응용을 위해서는 상당한 난제 등 세부 기술이 아직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 교수는 “1972년 MIT의 한 학생이 피아노를 기숙사 건물 밖으로 ‘던져서’ 파편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는데 놀랍게도 학교에서 채택해 전통이 됐다”며 “한국 학생들은 공학을 바라보는 관점이 ‘재미’보다 ‘성공’에 무게중심을 두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그것을 벗어던지고 미국 학생들처럼 재미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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