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채가 2,000조 원에 육박하며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국민 1인당 갚아야 할 빚은 1,635만 원으로 1년 새 226만 원이 불어났다. 우리의 경제 규모와 고령화, 비기축 통화국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나랏빚 규모와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정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국가 부채는 241조 6,000억 원 늘어난 1,985조 3,000억 원으로 규모와 증가 폭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가 부채가 GDP(2020년 1,924조 원) 규모를 초과한 것은 발생주의 개념을 도입해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국가 부채는 중앙·지방정부의 채무(국가 채무)에 공무원·군인연금 등 국가가 앞으로 지급해야 할 연금액의 현재 가치(연금충당부채)를 더해 산출한다. 지난해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국채 발행을 급격히 늘리면서 정부가 직접 갚아야 하는 국가 채무(D1)는 846조 9,000억 원을 기록했다. 국가 채무를 지난해 통계청 추계 인구(5,178만 명)로 나누면 1인당 국가 채무는 1,635만 원에 달한다.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44.0%로 2019년(37.7%)보다 6.3%포인트 급등했다.
국가 채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비확정부채는 1,267조 7,000억 원에 달했다. 이 중 공무원·군인연금 등 국가가 지급해야 할 연금액의 현재 가치인 연금충당부채는 1,044조 7,000억 원으로 100조 5,000억 원 늘었다.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도 120조 원 적자로 역대 최악이었다. 이는 2019년(54조 4,00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정부는 감사원의 결산 검사를 거쳐 오는 5월 말까지 국가결산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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