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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포스트코로나 항공수요 대비…제2 터미널 확장 등 선제 투자"

[서경이 만난 사람-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팬데믹에 재정건전성 우려 있지만 글로벌 허브공항 경쟁력 준비

   항공 MRO 사업·해외 공항 운영 등 공사 먹거리 다변화 총력도

   스카이72와 갈등 안타까워…소송 이겨 민자계약 본보기 세울 것

김경욱 인천국제공항사장이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영종도=이호재 기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시 늘어날 항공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허브 공항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공사 등 선제 투자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김경욱(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6일 인천광역시 영종도 공사 접견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천억 원대의 적자가 예상되지만 올해 창립 20년을 맞은 공사의 새로운 20년을 위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사는 2001년 3월 개항 이후 15년 연속 흑자를 내고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주관하는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2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하며 공기업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혀왔다. 하지만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가 남긴 생채기는 컸다. 매월 약 1,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던 공사는 지난해 여객 수요 급감으로 4,26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4년 첫 흑자를 기록한 후 무려 17년 만의 적자였다. 올해는 적자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난 8,60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일각에서는 대규모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는 4단계 공사를 진행하는 게 맞느냐고 지적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오는 2024년 말까지 4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고 여객 처리 용량을 연 1억 600만 명 정도로 늘려야 글로벌 허브 공항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담=김정곤 사회부장 mckids@sedaily.com

김경욱 인천국제공항사장이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영종도=이호재 기자


김 사장은 올 2월 공사 사장 취임 전까지 국토교통부에 몸담으며 항공과 철도·교통 등 관련 정책을 진두지휘하던 정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해 9월 전임 사장의 불명예 퇴진으로 약 4개월간 공석이던 자리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그는 사장의 장기간 공석으로 어수선했던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코로나19에 따른 여객 급감이라는 초유의 위기 속에서 공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맡았다.

12일 취임 100일을 맞는 김 사장은 “지난 20년간 순조롭게 성장하던 회사인데 큰 위기를 맞아 취임할 때 상당히 부담이 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취임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의 최대 현안은 코로나19 위기에도 인천국제공항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집단면역이 늦어지면서 항공 수요가 중국과 일본 등 인근 국가로 빠져나가 아시아 허브 공항의 역할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미국과 동남아시아·호주로 가는 여행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많이 이용했고 공사도 지난 20년간 네트워크를 쌓아왔다”며 “하지만 인접 경쟁 국가의 국경이 먼저 열리면서 수요가 굳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항공 수요 회복에는 3년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어도 앞으로 4년은 예년 대비 매출 급감이라는 위기 상황을 견뎌야 한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항공국제기구(ICAO)는 글로벌 항공 수요가 2024년에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5일부터 백신 2회 접종 시 해외여행 이후 14일 자가격리가 면제됨에 따라 항공 수요의 조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정부에서 백신여권 발급, 트래블버블(Travel Bubble·비격리 여행 권역) 개시 등 항공 여행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테스트베드 성격의 시범 노선을 운영하는 등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유례없는 적자와 4단계 건설 공사 추진으로 공사의 재정 건전성이 위태로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현재 4조 원대 부채가 2024년 9조 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46.5%의 부채비율이 109%로 증가하지만 공공 기관 평균 부채비율인 170%와 비교할 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부채 규모가 눈에 띌 정도로 늘고 있지만 공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사장이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영종도=이호재 기자


김 사장은 2017년 정부 방침에 따라 진행돼 소위 ‘인국공 사태’로 비화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해 “그동안 인천공항은 소수 인력만 본사 인력이었고 나머지는 민간 아웃소싱 형태로 20년간 운영해왔다”며 “비정규 직원 9,785명의 자회사 100% 전환으로 정규직화는 이미 완료됐지만 보안 검색 요원의 직고용 여부는 구성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공감대를 얻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단순한 비용 증가가 아닌 공항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년간 공사가 비용 절감이라는 이익을 누렸다면 이제는 자회사 직원들의 전문성을 끌어올려 공항 서비스의 질을 전폭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김 사장은 “그동안 본사에는 우수한 인력이 들어왔지만 다른 서비스 영역에서는 전문성이 축적되고 있느냐는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자회사 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훈련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우수 인력을 채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수도권 최대 규모의 골프장 스카이72와의 갈등과 관련해 “공사와 스카이72는 공기업과 민간 사업자의 관계”라며 “기업과 기업의 계약 내용이 중시돼야 하고 상대 측에 계약 내용을 이행해달라고 촉구했는데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스카이72는 인천공항 부지의 제5활주로 공사 착공을 전제로 2020년 12월 13일까지 계약을 맺었는데 시기가 지연됐으니 운영 연장을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공사는 이미 계약이 종료된 만큼 스카이72가 공공재산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단전·단수 조치와 가처분 신청,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맞고소 등 갈등이 치킨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김 사장은 “공사는 스카이72 말고도 면세점 계약 등 민간과 맺은 유사한 계약이 많다”며 “전국의 수많은 국공유지가 민간으로부터 재산을 점유당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 행정법원에서 진행 중인 명도 소송에서 이겨 민자 유치 계약의 전범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사장이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영종도=이호재 기자


김 사장은 공사의 먹거리 다변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스스로 수요를 창출해내는 공항 산업의 메카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사는 4일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및 국내 항공 수리·정비·분해·조립(MRO) 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STK)와 ‘인천공항 화물기 개조 시설 조성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IAI는 한국 공군 및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군수·항공 장비를 납품하는 이스라엘의 국영기업이다. 이번 계약으로 국내 기업은 인천국제공항 배후 부지에서 객실 설비 및 장비 철거 등 화물기 개조를 위한 핵심 기술을 전수받는다. 2040년까지 화물기 개조 및 대형 화물기 중정비 사업의 누적 수출액과 신규 고용 인원이 각각 1조 원, 2,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인천에 MRO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있는데 첫 번째 성공 유치 사례로 상당히 의미가 크다”며 “지금까지는 항공기 정비만 담당했는데 재조립 기술을 이전받으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의 MRO 클러스터 추진에 경계감을 보이는 경남 사천시와 관련해 “이번 계약으로 항공기 개조에 들어가는 부품의 50~60%는 대부분 KAI와 협력사에서 납품받을 예정”이라며 “MRO는 워낙 범위가 다양하고 국내에서 경쟁력을 크게 갖고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제로섬으로 볼 게 아니라 각 지역에서 강점이 있는 부분을 유치해 윈윈(win win)하면 된다”고 말했다.

3월 인천공항공사는 6,000억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항나딤국제공항(바탐공항) 민관 협력 개발 사업(PPP)을 따냈다. 국내 최초로 해외 공항 운영·개발 사업 진출이라는 쾌거였다. 공사는 바탐공항 계약을 시작으로 그동안 1% 안팎에 머물던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고 유럽·중동·아시아를 아우르는 글로벌 공항 운영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나 프랑크푸르트공항 등 선진국 공항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30%에 달한다”며 “올 상반기 1조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롬복국제공항 PPP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해외 공항 투자 개발형 사업의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He is··· △1966년 충청북도 충주 △1984년 충암고 졸업 △1988년 서울대 경제학과 △1989년 행정고시 33회 △2013년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2014년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2017년 국토교통부 국토정책관 △2018년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2018년 12월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2019년 국토교통부 제2차관 △2021년 2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 사진=이호재 기자 s02079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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