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 직원 극단 선택에 "사안 무겁게 받아들여…객관적 조사할 것"

경기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진 제공=네이버

네이버 본사에서 근무하던 한 40대 직원이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이번 사건과 관련, "객관적인 조사를 받는 과정을 갖겠다"고 했다.

28일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날 네이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애도와 위로가 우선인 상(喪) 중인 상황이어서 좀 더 빨리 말씀드리지 못했다"며 "저를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사안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별개로 사외 이사진에게 의뢰해 외부 기관 등을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받는 과정을 갖겠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한 대표는 "그에 따라 필요한 부분은 적극 개선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이번 일로 상심이 크실 구성원들을 위한 지원 등도 빠르게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 노동조합(노조)은 극단적 선택을 한 동료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位階)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고도 했다.



노조는 이어 "회사 내 인사 제도적 결함으로 인해 고인이 힘든 상황을 토로하지 못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부분이 있다면 회사가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쯤 네이버 사원 A씨가 본사 근처에 위치한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파트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발견했다. 메모에는 평소 업무와 관련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평소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 온라인상에는 숨진 A씨가 직장 상사에게 기합과 폭언을 당했고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글들이 올라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당 글들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경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