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포함해 유럽 주요 정치인을 감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현지 시간) 덴마크 공영방송 DR은 미 국방부 소속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NSA)이 지난 2012~2014년 덴마크 정보 감시망을 이용해 독일과 프랑스·스웨덴·노르웨이 등 고위 정치인의 문자와 통화, 인터넷 검색 내역,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감청 대상에는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전 독일 외무장관, 페어 슈타인브뤼크 전 독일 사민당 총재 등이 포함됐다.
이번 사실은 2015년부터 덴마크 군사정보국(FE)이 진행한 NSA와의 파트너십에 대한 내사를 통해 처음 드러났다. 다만 덴마크 정부가 미국에 정보 감시망 접근을 승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DR에 따르면 덴마크는 독일과 영국·네덜란드·스웨덴·노르웨이 등과 연결되는 해저 인터넷 케이블용 기지국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감청 피해자로 지목된 슈타인브뤼크 전 총재는 “동맹국의 정보기관이 다른 국가의 정치인들을 감시하는 것은 기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리네 브람센 덴마크 국방장관도 “가까운 동맹국에 대한 조직적인 도청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랑크 바케 젠슨 노르웨이 국방장관 역시 “제기된 모든 혐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NSA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NSA의 정보 무단 수집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6월 에드워드 스노든 당시 NSA 직원은 NSA가 2011년 9·11 테러 발생 후 미국인의 개인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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