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새로운 이름이 붙었다. 영국발 변이(B.1.1.7)는 ‘알파(α)’,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B.1.351)는 ‘베타(β)’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그간 국가명으로 불렸던 코로나19 변이에 그리스 알파벳을 활용한 새로운 명칭을 발표했다. 발견 순서에 따라 영국발 ‘알파(α)’, 남아공발 ‘베타(β)’에 이어 브라질발 변이(P.1)는 '감마'(γ), 인도발 변이(B.1.617.2)는 '델타'(δ)다. 이들은 모두 '우려 변이'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나 치명률이 심각해지고 현행 치료법이나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커져 초기 조사가 진행 중일 때 이같이 분류된다.
아울러 WHO는 이보다 아래 단계에 있는 '관심 변이' 바이러스 6종에도 각각 그리스 알파벳 이름을 부여했다. 이에 다른 인도 변이(B.1.617.1)는 그리스 알파벳 10번째에 해당하는 '카파'(λ)로 부른다.
WHO는 "사람들은 종종 변이가 감지된 장소에 따라 그것을 부르는데, 이것은 낙인을 찍거나 차별을 유발한다"고 명명 이유를 밝혔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바이러스의 이름은 그 출현 장소를 따는 경우가 많았다. 콩고강에서 이름을 딴 '에볼라' 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명칭은 부정확하거나 해당 지역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실제로 1918년 유행한 '스페인 독감'의 경우 명칭과 달리 그 기원은 불명확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불러 미국 내 아시아계 증오 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운 이름이 현재의 과학적 명칭을 대체하지는 않는다. B.1.617 같은 계통 이름은 앞으로도 과학계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기억하기 어렵고 잘못 보도될 수 있어 WHO는 국가 당국과 언론 매체 등의 기관에서 그리스 알파벳을 채택한 명칭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WHO는 수개월 동안 새로운 명칭을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신과 새 이름 등이 후보군에 올랐지만, 이미 많은 기업 브랜드나 인명으로 사용되고 있어 배제했다.
한편 그리스 알파벳은 24개로, 새로운 변이가 계속 생겨나고 있어 알파벳이 곧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한계다. WHO는 아직 이에 대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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