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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간 성폭행' 일삼은 계부 살해한 프랑스 여성…재판 결과는

피고 측 변호인 "평생 통제 당한 여성의 유일한 탈출 방법"

佛 가정폭력 재조명 '자클린 소바주 사건' 떠올리게 할 수도

24년간 자신을 성폭행한 계부를 살해한 프랑스 여성 발레리 바코. /페이스북 캡처




24년 동안 자신을 성폭행한 계부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프랑스 여성의 재판이 열리게 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부르고뉴지방 샬롱쉬르사온에서 계부 다니엘 폴레트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발레리 바코의 공판이 열린다고 보도했다. 공판에 앞서 바코는 지난달 회고록 ‘모두 알고 있었다’ (Tout le Monde Savait)를 출간해 자신과 폴레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폭로했다. 책에 따르면 바코는 12살 때부터 24년 동안이나 폴레트에게 성폭행과 구타, 모욕을 당했다. 바코는 둔기에 머리를 맞고 코뼈가 부러지기도 했으며, 강제로 다른 여성과 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촬영 당하기도 했다.

폴레트는 지난 1995년 근친상간 혐의로 수감돼 3년간 옥살이를 했으나 그 뒤로도 바코를 계속 성폭행했다. 바코는 “폴레트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으로 돌아와 함께 사는 것을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바코의 어머니마저 이 같은 상황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결국 바코는 네 번씩이나 계부의 아이를 가졌고, 폴레트는 그를 아내로 삼기까지 했다. 이후에도 폴레트는 바코를 성매매업자에게 넘기는가 하면,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죽이겠다며 권총으로 협박하기도 했다. 자신의 자녀들까지 폴레트에게 성폭행을 당할까 걱정이 된 바코는 결국 지난 3월 폴레트를 권총으로 쏴 살해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바코가 폴레트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회고록에 따르면 바코는 폴레트가 자녀들을 성폭행하는 것을 두려워했으며, “이 일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바코가 폴레트를 죽일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왔으리라는 주장이다.



반면 바코 측은 폴레트 살해가 정당방위라고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코의 변호인은 가디언에 “바코가 어릴적 고통스러운 일을 겪을 때 주변 사람들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며 “(폴레트를 살해한 것은) 평생을 지배당하고 통제당한 여성이 그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번에 열리는 바코의 재판이 프랑스 내 가정폭력 문제를 재조명했던 ‘자클린 소바주 사건’을 다시 떠올리게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자클린 소바주는 알코올 중독인 남편과 47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오며 상습적인 성폭행과 구타에 시달린 인물이다. 마찬가지로 학대를 당하던 아들이 2012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자 소바주는 다음 날 남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그는 2014년 10월 살인죄가 인정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2016년 12월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프랑스 대통령에게 완전 사면을 받고 석방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는 유럽에서 여성 피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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