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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은 끝까지 외면... '나홀로 종료'된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서욱 장관 24일 철원현장서 사업종료기념식 개최

26개월간 유해3,092점, 유품10만점 발굴했지만

남측만 발굴 그쳐 한계...하반기 백마고지서 개시

북측 '9.19군사합의', '판문점선언' 진의 불투명

국방부 성과홍보에 치중...송해 선생 홍보대사 위촉

서욱 국방부 장관이 24일 강원도 철원 군일대의 화살머리고지 현장을 찾아 9.19군사합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종료된 현장 유해발굴 작업의 상황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국방부




정부가 한국전쟁 말미의 대표적인 격전지였던 화살머리고지 전사자 유해를 수습하기 위한 발굴작업을 북한의 불참 속에 종료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4일 DMZ인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일원에 위치한 화살머리고지를 찾아 현장에서의 유해발굴 사업 종료 기념식을 주관했다. 아울러 9.19 군사합의 이행 사항을 점검했다. 서 장관은 “유해발굴 임무가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오늘의 역사로 되살린 최고의 보훈이자 새로운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초석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측이 군사합의에 명시된 남북공동유해발굴에 호응하도록 지속 노력하는 가운데, 화살머리고지에서 하루빨리 남과 북이 함께 공동유해발굴을 이행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작업을 통해 화살머리고지 남측 지역에선 유해 3,092점(잠정 유해 424구)이 발굴됐다. 발굴된 국군전사자 유해 중 9명에 대해선 신원 확인이 이뤄지는 성과가 나오기도 했다. 찾아낸 유품도 10만1,816점에 이른다. 그러나 북측의 비협조로 남측 구역에서만 이뤄진 반쪽 사업에 그쳤다는 점은 이번 사업 성과의 한계로 꼽힌다. 국방부는 후속 사업으로 화살머리고지 인근의 백마고지 남측지역에서 유해발굴 작업을 개시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백마고지에서도 북한의 참여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고 복수의 당국자들은 전했다.

국군 장병들이 지난해 1월 23일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지뢰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DMZ일대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한 작업이지만 북한은 이행하고 있지 않다. /사진제공=육군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사업 시작의 계기가 된 것은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판문점선언이었다. 당시 회담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선언을 통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적대 행위를 중지하고, DMZ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만들기로 했다. 후속으로 같은 해 9월 19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군사분야 부속합의인 9.19군사합의가 이뤄졌다. 해당 합의는 DMZ에서 시범적 공동동유해발굴을 진행한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그러나 북측의 비협조로 공동작업은 성사되지 않아 우리측만 지난해 2019년 4월부터 단독으로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을 시작했다. 이후 약 26개월간 작업이 진행돼 완료될때까지 북한은 끝내 참여를 바라는 우리측의 기대를 외면했다. 이로써 9.19군사합의는 물론이고 ‘DMZ 평화지대화’ 등을 담았던 남북 정상의 판문점선언조차 북측의 진의를 신뢰하기 어렵게 됐다. 군의 한 고위관계자는 “판문점선언, 9.19군사합의는 엄중했던 한반도 안보상황 속에서 남북 정상이 서로 군사적 행위를 자제하고 군비통제를 실행함으로써 안정적인 상황을 관리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후 북한의 미사일시험발사, DMZ 유해발굴 불참 사례를 볼 때 북측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유지하려는 진의를 가지고 있는지 신뢰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원로인 송해(오른쪽) 선생이 24일 서울 종로 원로연예인협회 사무실에서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고 있다. /사잔제공=국방부


이런 와중에 국방부는 우리측만의 성과 홍보에 치우치고 있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24일 서울 종로 원로연예인협회 사무실에서 원로연예인 송해 선생을 유해발굴사업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감식단은 이번 위촉 배경에 대해 “6.25전사자 유해발굴 사업과 전사자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의 절실함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선 유전자 비교에 쓰일 유가족들이 시료 채취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홍보대사 위촉의 필요성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이번 사업에 불참한 북한의 상황을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리지 않고 성과만 알리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또한 유해발굴 과정에서 작업자의 안전 등을 위해 제거한 DMZ 우리측 지역의 지뢰 등의 현황이 어떠하고, 이를 대체하 북측의 기습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대체시설들이 설치됐는지에 대해선 전혀 설명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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