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전의 명장으로 평가 받는 폴 라카메라(57·대장)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2일 취임했다. 라카메라 신임 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도 겸임한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 존 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공동주관한 가운데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의 바커 필드(대연병장) 연병장에서 사령관 이·취임식을 거행했다. 라카메라 신임 사령관은 직전까지 미 태평양육군사령부를 맡았다. 그에 앞서 미 75유격연대장, 합동 특수작전사령부 작전처장, 제4사단장, 18공정군단장을 거쳤다. 또한 이슬람국가(IS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사령관 등으로 활약했다.
그는 미 육군 현역 중 최장기 해외파병 경력을 쌓은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파나마 등에서 근무했다. 한국과도 인연을 갖고 있다. 과거 경기도 파주에 있었던 미군 캠프 그리브스에서 미2사단 예하 대대 예하 대대 작전장교(소령)으로 활동했다. 라카메라 사령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한국에 다시 돌아와 기쁘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서 “한국전쟁 포화 속 피로 맺어진 동맹은 70여 년간 한반도 평화와 안전의 기반이었으며, 동맹을 강화하고 더 높은 고지로 전진시키기 위해 진정한 ‘한 팀’ 정신으로 함께 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동북아 지역 안정과 안보의 근간”이라는 점도 역설했다. 그러면서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상시 대비태세)을 갖춘다는 건 전투 역량을 유지하면서 외교적 노력이 진행될 시간과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미동맹의 강력한 대북억지력을 바탕으로 북한이 대남 도발을 포기하고, 비핵화 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임 로버트 에이브럼스 대장은 이날 31개월간의 임기를 마치며 라카메라 사령관에게 지휘권을 이양했다. 에이브럼스 대장은 39년간의 군 복무생활도 함께 성료했다. 에이브럼스 대장은 이임사에서 “31개월간 연합훈련 프로그램을 재활성화하고 파잇투나잇 태세 유지에 중점을 뒀다”고 되짚었다. 또한 “한국에서의 근무는 제 군 생활 중 가장 큰 영광이자 최고의 보직이었다”고 감회를 밝혔다.
서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라카메라 사령관의 취입을 축하했다. 이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강력한 한미동맹의 역사를 굳건히 이어나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 장관은 이임하는 에이브럼스 대장에 대해 “소중한 전우이자 영원한 친구인 에이브럼스 장군을 ‘우병수’라는 한국 이름과 함께 한미동맹의 역사 안에서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미동맹은 동북아뿐 아니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 안보와 안정을 유지하는 핵심축”이라며 “3월 (방한 시) 서 장관에게 말했듯이 중국과 북한에서 제기하는 도전과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임 사령관이 보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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