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19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민주당 정치인이 먼저 나에게 금도 넘는 발언을 했다. 그러면 그 당 정치인을 불러다 놓고 사과하라고 이야기해야 하는 게 대표로서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황 씨가 지목한 정치인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다.
황 씨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치 권력이 항상 위에 있어야 하느냐, 시민은 정치 권력한테 치이고 얻어맞아도 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황 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되며 ‘보은 인사’ 논란이 일자 이 전 대표측 인사가 황 씨를 향해 “도쿄·오사카 관광공사에나 맞을 분”이라고 평가했다. 황 씨가 평소 일본음식을 높이 평가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황 씨는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공방이 과열되자 송 대표는 “황 씨의 발언은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이라고 제지했다.
황 씨는 “저는 그냥 일개 시민일 뿐”이라며 “제가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도 아닌데 왜 저에게 네거티브를 하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저 같은 유명인이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하면 망가지는 정치 과잉 사회”라며 “그냥 누구 지지한다고 발언만 해도 그 사람의 생존과 인격을 짓밟는다. 시민이 정치적 발언하는 것도 못 하게 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황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일 분노를 표하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국무총리까지 한 여당 주요 정치인의 대선 캠프에서 일개 시민에게 던진 막말은 중요하지 않은 문제고 그에 맞서 시민이 한 막말은 큰 문제라고 정치권과 언론이 떠들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황 씨는 19일 아침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에서 정치인은 시민들의 막말로부터 보호 받는 특권층이냐”고 적었다.
황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관광공사 사장 채용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19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기관광공사에서 받은 합격 문자를 공유하며 “정말 오랜만에 내는 자기소개서였고 경기 관광공사를 어떻게 경영할지 계획서까지 냈다”고 밝혔다. 그는 “합격 통지를 받고 너무 기뻤지만 가족들에게 티내지 않고 긴장하며 면접을 봤다”며 “얼마나 긴장했는지 면접관이 몇 명이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기관광공사 사장 공모 과정은 여느 취업 절차와 하나 다른 것이 없다”며 “애써 취직 자리를 확보했는데 정치적 견해 차이를 이유로 여러 사람이 나서서 그 취직 자리를 내놓으라 하면 내놓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joojh@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