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7회째를 맞은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다. 주인공 지후는 할머니와 헤어진 슬픔을 품고 산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할머니와 나란히 앉아 시간을 보냈던 동네 공원 일곱 번째 노란 벤치. 이제 지후는 혼자 그 곳에 앉아 있다. 그런 지후 앞에 해적 선장을 닮은 하얀 개 한 마리가 바람을 타듯 훌쩍훌쩍 뛰어와 앉는다. 슬픔이 가득했던 벤치 분위기가 달라지는 순간이다. 벤치 옆 동무는 개 뿐만이 아니다. 당차고 똑 부러진 친구 해나도 지후 옆에 앉아 세상을 함께 관찰한다. 지후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세상을 바라보면서 깊은 슬픔을 치유하고, 한 뼘 더 성장한다.
황금도깨비상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 대해 “일상적인 설정으로 순진하고 단순한 즐거움을 그려낸, 한 편의 영화 같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책은 코로나 19 장기화로 인해 친구, 이웃과 관계 맺을 기회를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함께하기’의 힘을 일깨워준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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