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신용대출 상품별 한도 조정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두 자릿수에 달하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끌어 내리기 위해 신용대출 고삐를 한층 더 조이는 모습이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체 시중은행들에 개인 신용대출 상품별 최대한도와 향후 대출 한도 조정 계획을 작성해 27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개인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한도가 급여의 몇 배 수준인지, 한도를 앞으로 어떻게 줄일 건지, 줄이지 못한다면 사유가 무엇인지 등의 내용을 담도록 했다.
이와 관련, 주요 시중은행들은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줄이는 방안을 일제히 검토하고 있다. ‘배짱’ 영업을 하다가 주택담보대출 등을 중단한 NH농협은행은 지난 24일 개인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기존 2억 원에서 1억 원 이하, 연소득 100%로 축소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신용대출 증가율이 10%대로 높은 카카오뱅크도 연소득 이내로 대출 한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이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과 회의를 한 자리에서 은행권에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 수준으로 축소 운영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은행권에선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통장의 미사용 한도에 대해 감액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또 상품별로 취급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축소하는 등의 창구지도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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