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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비즈] ‘합종연횡’ 낸드플래시·‘3나노 양산 대결’ 파운드리…삼성전자의 전략은?

웨스턴디지털-기옥시아 합병설 재점화…낸드시장 요동

1위 삼성전자 위협하는 2·3위 협력에 업계 주목





글로벌 낸드플래시 업계에 인수합병(M&A)의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시장 점유율 3위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2위인 일본 기옥시아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독보적 1위인 삼성전자(005930)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이번 M&A는 미국과 일본 반도체 회사 간에 이뤄지는 것으로 낸드 시장의 과점 체제 구축은 물론 중국 견제 등 다각도의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 복귀 이후 240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삼성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두 회사 간 합병 논의가 본격화했으며 이르면 오는 9월 중순께 거래 조건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옥시아는 낸드플래시를 최초로 개발한 도시바의 낸드플래시사업부가 분사한 법인이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글로벌 낸드 업계의 지형이 요동치게 된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낸드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3.5%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기옥시아(18.7%), 웨스턴디지털(14.7%), SK하이닉스(000660)(12.3%), 마이크론(11.1%) 순이다. 기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칠 경우 수치상으로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현재 기옥시아는 기업공개(IPO)와 M&A를 투트랙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웨스턴디지털이 기옥시아 생산라인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며 수년 전부터 양사 간에 긴밀한 협력 관계가 존재했다는 점에서 M&A 성사 예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물론 딜이 이뤄져도 중국이 미일 기업 간 결합에 퇴짜를 놓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웨스턴디지털 입장에서는 기옥시아를 손에 넣어야 기업의 생존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협상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M&A를 고리로 한 격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진 설명


'합종연횡'에 낸드시장 요동…삼성, 200단 양산 앞당겨 '초격차' 가속

웨스턴디지털, 23조원 규모 기옥시아 인수 추진

美日 '연합군' 결성 땐 낸드 패권경쟁 3강 구도로 재편

삼성, 내년 가동 예정 평택3공장서 V8 제품 생산 전망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일본 기옥시아 합병 추진 소식은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패권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 주목할 만하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고 중국 양쯔메모리(YMTC)가 128단 낸드플래시를 개발하는 등 업체 간 합종연횡과 신흥 업체의 시장 진입으로 시장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중위권 업체들의 치열한 점유율 쟁탈전은 낸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삼성전자에까지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176단 낸드 하반기 양산 이후 빠른 시일 안에 200단 이상의 낸드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확보하며 압도적인 ‘초격차’ 유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복귀 이후 3년간 반도체 등에 24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과감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웨스턴디지털, 기옥시아 합병 시 삼성전자 위협

웨스턴디지털의 이번 인수는 중상위권 업체 간 치열한 낸드 쟁탈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시도다. 이 회사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5% 점유율을 보유한 세계 3위 업체다. 만약 약 19% 점유율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는 기옥시아를 인수하게 되면 33% 점유율을 거머쥘 수 있다.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 있을 만한 시장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합병 이후 생산량도 크게 늘어난다. 웨스턴디지털은 조인트벤처 형태로 기옥시아와 일본 요카이치·이와테 공장 등 6개 팹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이 이 공장들을 100% 소유할 수 있게 되면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50만 장 수준의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1위 삼성전자의 월 낸드플래시 생산량보다는 10만 장가량 적지만 SK하이닉스의 현재 낸드 생산량보다 갑절 이상 많은 양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업체 간 합종연횡 움직임은 웨스턴디지털만의 사례 가 아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 달러(10조 3,000억 원)에 인수한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웨스턴디지털과 기옥시아 간 합병이 가시화하면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웨스턴디지털 등 ‘3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양사 간 결합이 가시화된다면 낸드 시장은 사실상 3강 체제로 바뀔 것”이라며 “반도체 웨이퍼 시장 등 이미 과점화된 업종처럼 낸드 공급사 점유율이 중장기적으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신흥 업체들의 과감한 도전도 괄목할 만하다. 한 예로 중국 대표 낸드 업체인 YMTC는 지난해 128단 3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발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에 이어 이달 초에는 양산을 시작했다는 현지 보도까지 나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 200단 이상 낸드 선점해 '초격차' 확보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2D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쌓아올린 3D V낸드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출하하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렸다. ‘초격차’ 전략 아래 생산 물량과 기술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중상위 업체들의 합종연횡과 신규 업체의 도전에 직면하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이 더 이상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달 24일 이 부회장 복귀 이후 3년간 240조 원을 투자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초격차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을 치열하게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는 176단 낸드플래시를 올 하반기 평택2공장(P2) 신규 낸드 라인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현재 P2 신규 라인에서 양산을 위한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세계 유일한 128단 싱글 스택 기술을 활용하면서, 낸드 주변부를 저장 공간 아래로 위치시키는 셀온페리(COP) 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하며 가격 경쟁력을 가져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단수 경쟁에서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좁아진 만큼 176단 낸드 생산 이후 200단 이상 V8 제품 개발을 최대한 앞당겨서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평택3공장(P3)에서 신규 낸드플래시 라인을 가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년 P3 가동 시 낸드플래시 라인 우선 도입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1위 TSMC 잡자”…삼성, GAA 기반 ‘3나노’ 승부수

“초미세 공정 기술 리더십 강화”

내년 양산으로 시장선점 계획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역전하기 위해 초미세공정에서 활용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 24일 그룹이 추진하는 총 24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 발표에서도 ‘3㎚(나노미터·10억분의 1m) 나노미터 반도체 조기 양산’을 언급하며 속도전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늦어도 오는 2022년에 경쟁사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제품 양산으로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반도체 설계 자동화 업체인 시놉시스와 협력해 GAA 기반 3나노 공정 테이프아웃에 성공했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가 완성된 것으로 다음 단계인 제품 생산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수율 관리 등 넘어야 할 문턱이 남아 있지만 ‘세계 최초 3나노 양산’ 타이틀을 두고 경쟁 중인 TSMC와 비교해 부족함이 없다.

특히 삼성전자는 GAA라는 차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테이프아웃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GAA는 반도체 초미세공정에서 반도체의 전류 조절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의 성능과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윗면과 앞면·뒷면 총 3개 면을 트랜지스터의 게이트로 쓰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과 달리 게이트의 아랫면까지 활용해 전류 흐름을 섬세하게 제어할 수 있어 초미세공정에서는 불가피한 구조로 꼽힌다. 다만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까다로워 TSMC는 핀펫을 기반으로 3나노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TSMC에 우호적인 결과를 주로 내놓는 대만 시장조사 업체 디지타임스리서치는 테이프아웃 성공 소식에도 “삼성전자가 3나노 제품 개발과 새로운 GAA 공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3나노 양산 시점을 2023년으로 늦춰 잡기도 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3나노 제품 양산 시점을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조기 양산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올 3월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직접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개발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의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공언한 후 투자자 상대 기업설명회(IR, 4·7월), 세계적인 반도체 학술대회인 VSLI포럼(6월), 반기보고서(8월) 등에서 거듭 양산을 공언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처럼 초미세공정에 속도를 내는 것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54%의 점유율(2020년 기준)을 기록한 TSMC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 정상의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고객 확장을 위해 기술 외적 측면도 보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뛰어난 인재와 최첨단 장비가 포진한 세계 정상의 두 기업의 경쟁이기에,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서비스 등 고객사 관리가 철저한 곳이 파운드리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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