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인 하나은행과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각자의 경쟁력을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동맹 실험에 나선다. 산업은행 고객은 오는 2022년부터 하나은행 영업 점포에서 통장 정리, 자산관리(WM)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반면 하나은행은 산업은행의 강점인 탄소 중립,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정책금융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얻게 된다.
하나은행은 산업은행과 이 같은 내용의 ‘상업금융과 정책금융 간 성공적 협업 모델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정책금융과 상업금융 간 시너지를 겨냥해 전격 체결됐다. 지난 30일 열린 협약식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 양측 임원진이 모두 참석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 은행은 협약에 따라 △디지털 소외 계층 및 산업은행 고객의 하나은행 점포망(창구망·자동입출금기) 이용 △금융 상품 및 자산 관리, 디지털 서비스 선진화 공동 추진 △혁신 기업 성장 지원을 위한 유망 기업 공동 발굴 및 투자 △탄소 중립 분야 금융 지원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전국에 지점이 적은 산업은행으로선 협약을 통해 당행 고객이 하나은행의 점포를 이용해 일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객 중 자산 관리에 대한 수요가 있는 고객에게는 하나은행의 WM 상품을 소개해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산업은행이 축적한 정책금융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점이 기대 효과로 손꼽힌다. 혁신 성장 부문의 금융 지원, ESG 부문 공동 지원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혁신 기업 발굴 플랫폼 ‘KDB Next Round’을 연계해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이 스타트업을 육성·투자하는 데 산업은행의 노하우가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이번 업무협약이 양 은행의 상호 우위 핵심 역량을 최대한 공유하고 부족한 기능을 보완하는 정책·상업금융의 성공적 협업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며 “내실 있는 상호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시너지 창출을 위한 적극적 지원을 통해 ‘손님 중심’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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