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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앤트그룹 대출업에 ‘칼질’…사실상 국유화

알리페이서 '소액 대출' 분리

데이터는 국유회사 이관 명령

홍색규제, 핵심사업 강제분할

대출금리 하락·금액도 통제

기업가치 더 쪼그라들 듯

중국 베이징에서 한 시민이 앤트그룹 홍보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의 알짜배기 비즈니스인 대출 사업 부문이 사실상 국유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간편 결제 애플리케이션인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에 “소액 대출 기능을 떼고 독립적인 앱을 만들라”고 명령하면서 대출 신용 정보 데이터도 국유회사로 넘기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빅테크를 향한 홍색 규제가 이제는 사업 모델에 대한 직접적인 칼질로 이어지면서 앤트그룹의 기업 가치 급락도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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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앤트그룹이 제베이·화베이 등 신용대출 상품의 이용자 정보를 국유기업과 만든 합작회사로 넘길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국유 합작회사는 별도의 앤트그룹 전용 앱을 통해 대출 이용자의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즉 지금까지 앤트그룹이 자체적으로 제공했던 신용조사와 대출 업무가 각각 다른 회사로 쪼개지고, 특히 신용조사는 국유기업이 관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앤트그룹 대출의 이자율이 내려가고 대출 규모도 통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는 빅테크의 독점력이 데이터 통제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면서 “당국은 개별 기업의 데이터 통제를 끝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앤트그룹이 이르면 오는 10월 저장성 산하 국유기업들과 함께 개인 신용평가회사를 설립할 계획임을 전한 바 있다. 저장성은 앤트그룹과 알리바바가 위치한 지역이다. 이번에 신설되는 회사는 국유기업인 저장관광투자그룹 등 3곳이 합작사 지분 최소 45%를 소유해 사실상 지배하고 앤트그룹 지분은 3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앤트그룹은 10억 명이 넘는 중국 대표 지급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중국명 즈푸바오) 이용자를 대상으로 개인 정보를 얻은 뒤 화베이·제베이 등의 이름이 붙은 대출 상품을 판매해왔다. 화베이는 신용카드 형태고 제베이는 무담보 대출이다. 회사가 이용자 정보를 독점하면서 대출이자도 높게 받았다. 지난해 중국 비모기지 소비자 대출에서 앤트그룹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나 됐다. 중국 정부는 사회문제로 떠오른 무분별한 개인 소액대출 등에 알리페이가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중국 금융은 전당포 영업 방식”이라고 쓴소리 한 것을 계기로 앤트그룹 규제를 강화해왔다. 설화 사건 이후 곧바로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가 중단됐고 당국은 대출 등 금융 부문과 지급결제 부문을 분리하는 작업에도 나섰다. 이번에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번에 국유기업이 통제하게 되는 대출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725억 위안(약 13조 원)인 전체 매출에서 39%를 차지한다. 대출 사업이 국유기업의 감시와 감독을 받게 됨에 따라 수익률도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지난 6월 말 현재 앤트그룹의 기업가치를 780억 달러(약 92조 원)로 평가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IPO를 앞두고 나온 평가액은 2,350억 달러였다. 7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3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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