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3.10%로 2019년 7월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린 만큼 금리 인상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기도 전에 대출 금리부터 빠른 속도로 오른 셈이다. 5% 이상 중금리 대출을 받는 중·저신용자 비중도 급증하고 있어 금리 인상 후폭풍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3.10%로 전월(2.98%) 대비 0.12%P 상승했다. 2019년 7월(3.12%) 이후 최고치로 전체 평균 가계대출 금리가 3%를 넘은 것도 1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가계대출 금리가 급격히 오른 것은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인한 지표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우대금리 축소 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먼저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3.86%에서 3.97%로 0.11%P 오르면서 2019년 6월(4.2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81%에서 2.88%로 0.07%P 상승했고, 보증대출 금리도 2.76%에서 2.85%로 0.09%P로 올랐다.
특히 중·저신용자들이 중금리 대출로 몰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신규 취급액 기준 전체 가계대출에서 금리 5.0% 이상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3%로 2019년 5월(7.1%)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은행에서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과 500만 원 이하 소액대출을 늘리면서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다만 한은은 아직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만큼 대출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8월 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주로 반영된 영향"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의 본격적인 영향은 오는 9월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금리도 2.77%에서 2.87%로 상승했다. 지표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른 가운데 대기업 대출 금리가 일부 은행의 고금리 대출 취급과 일부 대출상품의 연체율 상승 등으로 0.11%P 올랐다. 중소기업도 정책성자금 취급 효과 소멸, 고금리대출 취급 등으로 2.69%에서 2.78%로 0.09%P 상승했다.
예금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저축성수신금리가 0.97%에서 1.03%로 0.06%P 올랐다. 순수저축성예금이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0.08%P 상승했고, 시장형금융상품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을 중심으로 상승해 0.01%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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