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5년간 경제규모 대비 국가 채무 증가 속도가 선진국 중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됐다.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따라 씀씀이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 19 사태 이후 재정 지출마저 제어되지 않는 탓이다.
8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 따르면 한국의 일반정부 국가채무는 2026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66.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말 기준 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비율인 51.3%보다 15.4%포인트 오른 수치다. 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비율은 한 나라의 국가채무를 경제규모와 비교해보는 개념이다.
향후 5년간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비율 상승폭은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5개국 중 가장 크다. 같은 기간 35개 선진국의 GDP 대비 채무비율은 121.6%에서 118.6%로 3.0%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7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만을 보면, GDP 대비 채무비율은 139.0%에서 135.8%로 3.2%포인트 하락한다. 채무비율 인상 폭이 10%포인트대를 기록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선진국보다 낮은 편이긴 하지만 증가 속도는 가장 빠른 것이다. 한국 이외 GDP 대비 채무비율이 상승하는 국가들은 체코(8.7%포인트)와 벨기에(6.3%포인트), 싱가포르(6.0%포인트) 등이다.
한국과 선진국들의 GDP 대비 채무비율 동향은 당장 올해부터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35개 선진국의 GDP 대비 채무비율은 지난해 122.7%에서 올해 121.6%로 1.1%포인트 낮아진다. 이듬해에는 119.3%로 올해보다 2.3%포인트 떨어진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47.9%였던 GDP 대비 채무 비율이 올해는 51.3%로 3.4%포인트, 내년엔 55.1%로 3.8%포인트 오른다.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가파른 것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세금을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지출 수요는 늘어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국이 코로나 19 이후 비대해진 재정 관리에 들어간 반면 한국의 경우 경제 회복세에 비해 나랏돈 씀씀이가 큰 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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