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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줄던 대만의 ‘친구’ 드디어 늘었다…그것도 유럽에서

‘반중’ 동유럽 리투아니아에 ‘대만 대표처’ 개설

中, 유럽·美와 갈등 상황에서 도미노 현상 우려

18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문을 연 ‘대만 대표처’ 모습. /EPA연합뉴스




중국의 강공에 밀려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던 대만이 유럽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중국과 미국·유럽의 갈등 관계를 이용해서다. 동유럽 소국인 리투아니아가 대만의 유럽 ‘상륙지’다.

1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동유럽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사실상의 대만 대사관 격인 ‘주 리투아니아 대만 대표처(The Taiwanese Representative office in Lithuania·駐立陶宛台灣代表處)’가 전날 공식 개관했다. 유럽에 대만의 외교 공관이 새로 만들어진 것은 18년이다.

특히 대표처 명칭이 그동안의 관례에 따른 ‘타이베이(Taipei)’ 대신 ‘대만(Taiwan)’을 사용한 것은 대만의 외교적 승리로 여겨진다. 한국의 경우(駐韓國台北代表部)를 포함해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는 공관 명으로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台北)’를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날 대만 외교부는 성명에서 “대만과 리투아니아는 반도체, 레이저, 핀테크 등 여러 영역에서 방대한 협력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미래에 핵심 가치관을 공유하는 가운데 양측 국민간 교류 촉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도 “리투아니아는 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와 더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며 “향후 대만에도 대표처를 설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라는 것을 내세우며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대만이 세계 각국과 수교를 비롯한 공식 교류를 반대해 왔다. 나아가 기존 대만 수교국들도 ‘차이나머니’를 동원해 대만과 단교하게 하면서 대만 포위 작업을 벌여왔다. 현대 대만의 수교국은 팔라우·마셜제도 등 15개국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허점을 노린 것은 동유럽의 인구 270만 소국 리투아니아다. 중국과의 교류에서 실질적 이익을 보지 못하면서 반중 노선으로 돌아선 후 거꾸로 대만과의 접촉을 확대해 왔다. 리투아니아는 지난 5월 중국과 중·동부 유럽 국가간의 ‘17+1’ 협력체를 탈퇴한 상태다.



그동안 성공적으로 대만을 포위했다고 자부한 중국으로서는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중 갈등과정에서 대만 문제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역시 인권문제로 유럽과의 관계까지 나빠지는 가운데 리투아니아가 행동을 단행한 것이다. 중국은 리투아니아의 ‘도발’이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될지 우려하는 중이다. 유럽연합(EU) 의회 대표단이 이달초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과 면담하는 등 유럽 개별국가들의 대만 접촉이 늘고 있다.

일단 동유럽에서의 중국이미지는 나빠졌다. 리투아니아에 이어 체코와 슬로바키아 역시 대만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대만 정부 대표단이 리투아니아를 포함, 슬로바키아와 체코를 방문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지난 9월 미국도 워싱턴의 대만 공관 명칭을 ‘타이베이 경제·문화 대표처’에서 ‘대만 대표처’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리투아니아의 이번 대만 대표처 개소를 “극히 터무니없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외교부는 “중국 정부는 이런 터무니없는 행위에 강력한 항의와 확고한 반대를 표명하며 이후 벌어질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투아니아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중국은 리투아니아 대사를 소환하고 자국과 리투아니아를 오가는 화물 열차 운행을 잠정 중단하면서 등 경제 보복에 나선 상황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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