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이 향후 1년 뒤 물가를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한 달 만에 0.3%포인트나 급등하면서 4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임금 협상, 가격 설정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실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심리도 10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기대는 한풀 꺾였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달 물가 인식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2.7%로 각각 전월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물가 인식과 기대인플레이션은 각각 지난 1년간,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과 전망을 말한다. 기대인플레이션은 2018년 8월(2.7%) 이후 최고치로 상승 폭은 2017년 1월(0.3%포인트)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현재 물가상승률 등 과거지향적 지표가 반영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최근 물가상승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석유류 제품(70.1%)을 고른 답변이 큰 폭으로 늘어나 최근 국제유가 상승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리 수준 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38로 전월 대비 5포인트 오르면서 2011년 3월(138)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동시에 한은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이달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심리는 다소 완화됐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주택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이나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9포인트 하락한 116을 기록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충격이 발생한 2020년 4월(-16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소비 심리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6으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발생한 7~8월에는 7.8포인트 하락했으나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9~11월에는 5.1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는데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19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달 CCSI는 100보다 높아 낙관적일 뿐 아니라 6개 구성지표 모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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