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자동차의 우선인수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에 쌍용차의 발전 방안을 두고 제3 기관을 통한 타당성 검증을 제안했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정상화시키기는커녕 알짜 자산을 판 뒤 ‘먹튀’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30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사업 계획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시장의 신뢰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에디슨모터스의 발전 전략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검증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제안을 한 데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자금 조달 방안, 사업 비전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에 대한 추가 정밀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의 경기도 평택 공장 부지를 일반공업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한 후 이를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내년 10종의 전기차를 개발·판매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생산 업체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전기차를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에디슨모터스의 계획에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쌍용차 부지 개발 이익 등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이 제3 기관을 통한 기술·재무 타당성 검증을 제안한 것이다. 이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 생산 업체들이 자율주행, 충전 시간 단축, 주행거리 연장 등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한다”면서 “에디슨모터스의 계획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켜 매출로 연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 조금 간다”고 지적했다. 특히 평택 공장 부지를 담보로 한 대출 지원 방안과 관련해서는 “담보는 자금 지원을 보완하는 수단일 뿐 담보가 있다고 지원하는 건 아니고 결국 기업의 존속 가능성, 회생 가능성을 보고 지원하는 것”이라며 “(산은이) 담보했다고 그 땅을 회수해서 아파트를 지어서 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두산그룹의 채권단 관리 체제의 조기 졸업은 내년 초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의 발행주식 54%를 매각하면서 자금을 확보하기는 했으나 추가적 재무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 탓이다. 내년 초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친 후 외부 기관의 재무 진단을 거쳐 채권단 관리의 졸업 여부가 결정될 방침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양사의 운수권 제한, 슬롯(시간대별 항공기 이착륙 권리) 회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회장은 “통합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계획에 차질을 발생할 수 있다”며 “일자리를 보장하고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를 살리는 적절한 조치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내년에도 민간 자본이 참여하기 어려운 탄소 중립의 핵심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핀셋 지원을 하는 등 녹색금융 관련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올해 LG화학·SK하이닉스·SK케미칼·LS전선 등에 녹색금융으로 전환을 위한 프로그램 6개에 18조 원을 지원했다”며 “그린·저탄소로의 전환을 위해 인내 자본이 필요한 만큼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이 대기업과 손잡고 경제 파급효과가 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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