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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조직개편…지역본부 통합하고 식품본부 대표직속으로

지역본부 통합해 브랜드 협상력 높이고

식품 경쟁력 강화 위해 대표 직속으로

외부 전문가 영입 및 젊은 인재·여성 발탁 속도

직원들에 동영상으로 설명…쇄신 협력 당부





정준호(사진) 롯데백화점 대표가 쇄신의 칼을 빼들었다. 지역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고 식품 부문을 대표 직속으로 끌어 올린다. 또 외부 전문가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부문장에 젊은 인재를 발탁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세계맨’인 정 대표를 지난해 말 위기에 빠진 롯데백화점의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취임 6주만에 정 대표가 본격적인 개혁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7일 내부망에 조직 개편을 알리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수도권 1·2 본부와 영호남본부 3개 '지역 단위'로 나눴던 관리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그동안 3곳의 지역 본부가 각자 독립된 형태로 운영되면서 외부 브랜드 업체들과의 협상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시도에도 더뎠다는 게 정 대표의 판단이다. 백화점 관리는 통합하되 아울렛·프리미엄 아울렛은 별도로 떼낸다. 각 채널별 특성에 맞게 상품 구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식품 부문을 따로 떼내 정 대표 직속에 두는 것도 눈길을 끈다. 기존에는 식품 부문이 수도권지역본부 산하 상품본부에 있었다. 또 식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식품부문도 신선식품과 F&B(식음료)로 분리한다. ‘식품 경쟁력이 곧 백화점 경쟁력’이라는 정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

상품 전문성 강화도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이다. 팀 단위 조직으로 구성돼 있던 본사 상품본부를 부문 단위 조직으로 승격시키고 상품 카테고리 단위를 전문 분야별로 더 잘게 쪼갠다. 해외명품은 기존 1개에서 3개 부문으로 세분화한다. 남성스포츠도 남성패션·스포츠·아동 3개 부문으로 나눈다.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번 조직 개편과 함께 일부 부문장에는 차·부장급을 승진 발탁한다. 기존에는 임원급이 부문장을 맡아 왔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조직에 활기를 불어 넣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전문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에도 속도를 낸다. 당초 임원 자리가 42개였지만 현재 비용 절감을 위해 32명의 임원만 있다. 외부에서 최대 10명까지 충원할 여유가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게 정 대표의 구상이다. 또 여성 임원과 점장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이번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며 임직원의 참여와 지지를 거듭 당부했다. 롯데백화점에서 대표가 인사 개편안 배경과 취지를 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사내 게시판에 조직 개편 내용을 일방 통보는 식이었다. 소통을 통해 직원들의 자발성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같은 쇄신안은 롯데백화점의 위기감을 반영한 조치다. 유통 강자였던 롯데백화점은 지난 몇 년간 빠른 소비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신세계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겠다는 정 대표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신세계그룹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신세계맨’으로 2019년 롯데GFR의 수장으로 영입된 후 지난 11월 말 롯데백화점 대표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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