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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권영길이 뚫은 TV토론도 배제…심상정 “모든 일정 중단”

‘권영길 3.8% 득표율에도 못미치는 심상정

21대 총선 이후 흔들…대선 4수생 한계

지지율 만회 TV토론도 양자대결 재편

심상정, 연락 끊고 예정된 일정 잠정 중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권욱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선거운동 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내홍을 겪은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확보하는 등 제3지대 후보로 부각되는 데 비해 심 후보의 지지율은 3% 내외에 정체하자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가 장고에 돌입했지만 지지율이 20년 전인 2002년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얻은 득표율을 밑도는 상황에서 국면을 전환할 방안도 마땅치 않아 정의당이 중대 기로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공지문을 통해 “심 후보는 현재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 시간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만 심 후보 측은 후보 사퇴다 다른 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심 후보의 최근 지지율은 3% 내외에 정체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12일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심 후보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0.6%포인트 하락한 3.0%다. 이는 지난 2002년 16대 대선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의 득표율 3.89%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2002년 대선 권영길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히트…대중정당 성큼


민주노동당은 정의당의 전신으로 1998년 국민승리21이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결성된 진보정당이다. 민주노동당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원내 진입에 실패했지만 2002년 지방선거에서 8%대의 비례 득표에 성공하며 TV토론에 입성할 수 있었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함께 3자토론에 참여한 권 후보는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발언을 유행시키는 등 진보정당을 대중정당으로 성장하게 큼 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선 10석의 의석을 확보하며 제3당으로 부상했다. 이후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을 거치며 진보 진영의 분열과 통합이 이어지며 부침을 겪었지만 2012년 정의당이 출범한 이후 ‘원내 제3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정의당이 흔들린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21대 총선부터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으로 이어지면서 정의당의 원내 진입이 되레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비례대표 1·2 순위로 선정됐던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심상정 키즈’로 분류되면서 당시 당 대표를 맡았던 심 후보가 당을 사당화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원내에 진입한 고 노회찬 전 의원·심상정 의원 외에 대중 인지도가 높은 지역구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하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지난해에는 김종철 전 당 대표가 성 추문으로 사퇴하면서 정의당은 위기에 빠졌다.

심상정, 대선 4수에 “또 심상정”…3% 내외 지지율 정체


이런 상황에서 심 후보가 정의당의 20대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또 심상정’ 이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당에 쇄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선 4수’ 4선 의원이 출마하는 것은 진부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새로운 인물’론을 내세우며 당내 경선에서 선전했지만 심 후보에 2.24%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심 후보는 “진보 진영을 포괄하는 플랫폼 정부를 만들겠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다졌지만 출마 이후 줄곧 3% 내외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 후보가 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의 양강구도에서 안 후보가 포함된 3자구도로 재편되는 가운데 심 후보의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지지율 만회가 가능한 TV토론 마저 이 후보와 윤 후보 중심의 사실상 양자 토론으로 굳어지자 심 후보의 고민도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영 정의당 선대위 선임대변인도 “TV토론 방송사도, 토론 주제도 양당이 협상으로 정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마디로 선수들이 경기 규칙에 개입하겠다는 것입니다. 주객전도이고 어불성설”이라며 “아무리 양당 후보가 사법적 의혹을 받고 있는 사상초유의 대선이라고 하지만 TV토론까지 개입하는 사상초유의 대선을 만들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심 후보 측은 “후보 사퇴나 단일화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일축하고 있어 분위기 쇄신 차원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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