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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수익률에도 미달…액티브ETF '굴욕'

주식형 28종 연초 이후 평균 -10%

HDC현산 사태에 타임폴리오 치명타

원유 등 원자재·홍콩ETF 상품만 두각

변동성 투자 美 VIXY는 한주간 25%↑





미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 단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공포가 전 세계 증시를 강타하면서 펀드매니저들이 역량을 총동원해 수익률을 관리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들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 가운데 새해 수익을 낸 종목은 단 하나도 없었으며 금리 민감도가 낮고 수급 차질 우려가 증대된 원자재 ETF가 두각을 나타냈다. 시장에 비관론이 득세하면서 미국에서는 증시 변동성에 베팅하는 ETF가 가장 월등한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수익률이 존재하는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 28종은 지난해 말일부터 이날까지 평균 9.8% 하락했다. 수익률이 상승한 종목은 전무했다. 종목별로 보면 ‘ARIRANG ESG가치주액티브(395750)’의 낙폭이 -5.2%에 그쳐 하락률이 가장 낮았고 국내 콘텐츠, 의료 기기 산업과 글로벌 메타버스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TIMEFOLIO K컬처액티브(-18.4%)’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16.5%)’ 등은 성과가 크게 부진했다. 액티브 ETF는 ‘오를 때 더 오르고 빠질 때 덜 빠진다’는 취지로 출시됐으며 이를 위해 펀드매니저들이 시시각각 종목 교체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스피지수를 기초로 하는 액티브 ETF 5종 가운데 올해 들어 코스피를 이긴 상품은 단 한 종목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6.2% 하락했는데, 이 기간 동안 ‘마이다스 KoreaStock액티브’는 5.4% 하락에 그쳐 낙폭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종목은 모두 코스피의 성과를 밑돌았다.



특히 지난해 ETF 시장에 첫 출사표를 내던지며 눈에 띄는 ‘알파 창출’로 눈길을 끈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Kstock액티브(385720)’는 새해 9.8% 급락하며 고전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속 건설 업종의 비중은 1.0%에 불과하지만 GS건설(006360)(지난해 말 포트폴리오 비중 8.4%)·DL이앤씨(375500)(4.5%) 등 건설주에 10% 훌쩍 넘게 공격적으로 베팅한 것이 수익의 발목을 잡고 있다. 건설주는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수혜주’라고 불리며 대선 정책주로 비상할 채비에 나섰지만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기류가 급변했다. 당국의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지난 10일부터 코스피 건설업지수는 13.4% 급락하며 ‘TIMEFOLIO Kstock액티브’의 성과를 갉아먹었다.

펀드매니저들도 손을 못 쓰는 하락장에서 원유 등 원자재 ETF는 두 자릿수 수익률로 빛을 발휘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탓에 19일 국제 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배럴당 86.96달러)를 찍으면서 KODEX WTI원유선물(H),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가 새해 들어 각각 13.1%, 12.2% 상승했다. 또한 중국 당국이 빅테크 기업 규제 완화 정책 시그널을 내보낸 영향으로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HSCEI(8.0%), KODEX 차이나H(7.9%)의 성과도 돋보였다.

미국에서는 증시 변동성에 투자하는 ETF가 시장을 달구고 있다. 일명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변동성지수(VIX) 선물에 투자하는 VIXY ETF는 지난 한 주 동안 25.7% 급등해 미국 전체 ETF 중 오름폭이 가장 가팔랐다. 지난주 미국 S&P500지수가 5.7% 급락하면서 21일 VIX가 지난해 12월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후 최고치(28.85%)까지 치솟은 여파다. 이승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VIX가 충분히 상승한 뒤 안정을 찾아가야 주가 하락이 진정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진정한 공포 국면이 나왔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힘들며 시장 안정화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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