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 양용은(50)이 50세 이상 시니어들의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투어에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뛴다. 오는 19일(한국 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처브 클래식(총 상금 160만 달러)이 그의 데뷔전이다.
양용은은 대회 개막에 앞선 16일 한국 미디어들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50세가 되면서 조금은 서글플 수도 있는데 이렇게 챔피언스 투어에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서 새롭게 생겨날 일들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7년부터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양용은은 그동안 한국(3승), 미국(2승), 유럽(2승), 일본(5승) 등을 25년 동안 누비며 통산 12승을 거뒀다. 특히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상대로 역전 우승을 거둬 전 세계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양용은이 챔피언스 투어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PGA 챔피언십 우승 덕분이다. 챔피언스 투어에 뛰기 위해서는 최소 4포인트가 필요한데 일반 대회 우승은 1포인트, 메이저 우승은 3포인트다. 양용은은 2009년 혼다 클래식 우승까지 포함해 딱 4점을 쌓았다.
챔피언스 투어에서 ‘막내’로 뛰게 될 양용은은 “대부분의 선수가 레전드다. PGA 투어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우승이 많은 선수들이라 쉽지 않을 것이다”며 “저 같은 경우는 이제 시작인 만큼 우승을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처음 연습 라운드를 했다는 양용은은 “PGA 투어와 다르게 골프 카트를 내주는 게 특이했고, 마주치는 선수들이 먼저 인사를 하면서 편하게 맞아줬다”며 “여전히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그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비거리가 줄기 때문에 쇼트 게임과 퍼팅 등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용은은 지난해 챔피언스 투어 시즌 챔피언에 오른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를 콕 찍어 함께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도 했다. “65세인데도 아직도 건재하다. 그걸 옆에서 보고, 배우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양용은은 데뷔전 첫날 선배 최경주(52)와 동반 라운드를 한다. 양용은은 “최경주 선배가 PGA 투어에서 우승하는 걸 보면서 골프를 했다. 내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했기에 굉장히 감사하다”며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먼저 우승하면서 저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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