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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진출 기업들 어쩌나'…조선 3사, '7조' 떼일라 발동동 [뒷북비즈]

제재상황 따라 결제 차질 빚을수도

사태 장기화 땐 최소 수조 손실 우려

반도체 통제에 車·가전 업계도 타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대(對)러 무역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조선·반도체 등 우리 주력 수출산업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에서 수주한 선박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등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가전, 자동차 부품 수출도 타격이 예상된다.

25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가 러시아와 계약을 맺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LNG 프로젝트 총 금액은 6조 9970억 원에 달한다.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이 러시아에서 수주한 LNG 운반선은 총 7척 정도로 금액 기준으로는 1조 8270억 원 규모다. 최근 LNG 운반선의 척당 수주 가격은 2억 1700만 달러(약 2610억 원)다. 이와 별도로 삼성중공업의 경우에는 러시아 LNG 프로젝트의 선박 블록 등 기자재 공급계약을 약 43억 달러(약 5조 1700억 원)에 맺었다.

러시아는 통상 국영 에너지 기업이 선박 발주를 넣는데 미국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까지 막을 경우 달러를 통한 대금 지급이 어려워진다. 선박 인도 시점에 선가 대부분을 받는 ‘헤비 테일’ 방식 계약도 문제로 꼽힌다. 선박 건조를 완료해도 당시 경제제재 상황에 따라 뱃값을 못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서다. 사태 장기화 시 한국 조선사가 수조 원대 손실을 떠안을 수도 있다.

완성차와 부품 업계는 러시아 현지 공장의 생산 중단 우려에 떨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 23만 대 규모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부품 업체가 러시아에 수출하는 부품의 90% 이상은 현대차·기아 현지 공장으로 납품된다. 이번 제재로 반도체가 탑재된 부품 등의 수출이 불가능해질 경우 현대차·기아의 러시아 공장은 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했을 당시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제재로 한국의 대러 승용차 수출은 이듬해 62.1% 줄었고 타이어도 55.7% 감소했다.



전자 업계도 러시아 생산 차질 우려에 속앓이하고 있다. 모든 전자 기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생산에는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이 대부분 들어가는 만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도 제재 영향이 불가피하다. 다만 한국의 대러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7400만 달러(약 885억 원)로 전체 반도체 수출의 0.06%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의 반도체 설계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들어가는 스마트폰 수출도 타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약 30%로 1위다.

러시아 소비심리 위축으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각각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에서 세탁기·냉장고 등 주요 가전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의 가동 중단 가능성은 낮은 데다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러시아 내수와 독립국가연합(CIS) 일부에만 공급되고 있어 전체 공급망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현지 시장 위축으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종갑·김기혁·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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