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고(故) 신영복 선생의 과거 강연 내용을 공유했다.
탁 비서관은 대선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 선생이 생전 저서 '더불어숲' 발간 기념 강연에서 한 일부 구절을 인용했다.
선생은 당시 "불행이나 고통 비극을 겪는다는 게, 그걸 견딘다는 게, 반드시 그만한 크기의 기쁨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그에 비하면 아주 작은, 작은 기쁨이 있더라도 충분히, 충분히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생은 "그래서 막상 부딪쳐 보면 멀리 떨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공포가 줄어든다는 걸 느낄 수 있고 깜깜한 끝이 안 보이는 동굴을 걸어 들어가면 암담한 느낌이 있는데 의외로 그 엄청난 무게나 암담한 고통도 아주 작은 하나의 추억이 충분히 지탱할 수 있게 만든다"고도 말했다.
선생은 이어 "그래서 난 아름다운 작은 추억의 가치에 대해서 인색하지 않다"면서 "여러분도 아마 아름다운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게 언젠가는 빛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부연했다.
고인은 문 대통령이 과거 공개석상에서도 존경의 뜻을 전할 만큼 문 대통령에게 영향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교체한 것도 선생의 저서에서 착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탁 비서관은 선생의 발언을 옮긴 것 외에는 따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라는 점에서 대선에 대한 소회를 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차기 정부 5년을 '암담한 동굴'과 '고통·비극'의 상태로 비유하고 이를 '작은 추억'으로 견뎌내자는 뜻으로 읽힌다. 아울러 '작은 추억'은 문재인 정부 5년의 성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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