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도전하는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가 프랑스 차기 대선 1차 투표에서 각각 1, 2위로 결선에 진출한다는 득표율 추정치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달 24일 열릴 대선 결선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맞붙게 됐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엘라브,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등 프랑스 주요 여론조사기관 추산 결과 연임에 도전하는 마크롱 대통령이 28.5%, 르펜 후보가 24.2%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넘어까지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르펜 후보는 "조국이 다시 일어설 희망이 보인다"며 "오늘 마크롱을 선택하지 않은 모든 사람은 이 움직임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가 20% 안팎의 득표율로 3위, 한때 르펜 후보의 대항마로 여겨졌던 에리크 제무르 르콩케트 후보가 7% 안팎의 득표율로 4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 정치사를 지탱해온 양대 정당 기성 후보들은 초라한 성적으로 2017년에 이어 올해도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우파 공화당(LR) 발레리 페크레스 후보는 5% 내외, 좌파 사회당(PS) 안 이달고 후보는 2% 미만의 득표율이 예상된다.
패배를 받아들인 후보들은 속속 결선에 진출한 후보 중 하나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파 진영에서는 페크레스 공화당 후보가, 좌파 진영에서는 이달고 사회당 후보, 4% 안팎의 득표율이 예상되는 야니크 자도 녹색당(EELV) 후보가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했다.
페크레스 후보는 "프랑스에서 극우가 권력에 가까웠던 적은 단 한 번 도 없다"며 "극단주의를 거부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페크레스 후보와 당내 경선에서 겨뤘던 에릭 시오티 공화당 의원은 마크롱 대통령을 뽑지 않겠다고 밝혀 당내 분열을 보여줬다.
지난 2017년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로 탈락했을 때만 해도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지 않았던 멜랑숑 LFI 후보도 이번에는 지지자들에게 르펜 후보를 뽑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우 진영의 표심을 일부 가져간 제무르 후보는 르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 1차 투표 투표율은 73∼74% 안팎으로 2002년 71.6%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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