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올 1분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한 금액이 9조 원을 넘어섰다. 매달 강도를 높이며 지난달에는 5조 원에 육박하는 순매도를 쏟아냈다. 매도를 주도한 것은 공매도를 앞세운 영국계 자금으로 석 달간 5조 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11일 금융감독원은 올 1분기 외국인이 국내 주식 9조 1230억 원을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은 올 들어 3개월 연속 순매도를 하고 있다. 매도세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1월 1조 6770억 원, 2월 2조 5800억 원, 3월 4조 8660억 원을 팔아치웠다. 코스피 시장에서만 1분기 5조 9830억 원을 순매도했다. 1월 6290억 원 순매수했지만 2월부터 1조 6190억 원 순매도, 3월에도 4조 9930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3조 1400억 원 순매도했다. 1월 2조 3060억 원, 2월 9610억 원을 매도했지만 3월 들어 1270억 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국가별로는 영국계가 매도를 주도했다. 1분기 동안 영국 자금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5조 3460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은 공매도에 앞장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리서리센터에 따르면 6일 기준 공매도 잔액 공시 의무가 있는 대량 보유자 90%(77건 중 69건)가 영국 국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영국계 자금 추이와 밀접한 종목(상관계수 0.7 이상)으로 LG생활건강(051900)과 포스코케미칼(003670)·GKL(114090)·신풍제약(019170)·현대로템(064350)·LG디스플레이(034220)·LG이노텍(011070) 등을 꼽았다. 지난해 5월 공매도 제한 조치가 해제된 후 1년 동안 9조 원을 순매도했다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지난해 7월 178만 4000원을 고점으로 이날 절반 수준인 88만 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비교적 장기 투자 자금으로 분류되는 미국계 자금은 올 1분기 2조 2090억 원을 사들였다. 미국계 투자자들은 올 들어 1월 1조 7420억 원 순매수한 후 2월 6900억 원 순매도로 돌아선 뒤 3월 다시 1조 1570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에도 외국인 매도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 819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는 4320억 원 순매도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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