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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세계 4위 난양공대 수브라 수레시 총장 "대학도 '국가R&D계획' 참여…기부금 1.5배 정부가 매칭펀드"

[亞 최고대학 비결을 묻다 - 포스텍 총장 대담]

<상>'글로벌 톱4'로 도약한 싱가포르 난양공대

정부, 운영비 85% 지원…석학들 오고싶은 열망 심어줘

대학 연구비는 16년간 8배나 늘어나 연간 6000억 달해

공대·인문·기초과학 가로지르는 산학일체연구소도 큰 힘

수브라 수레시(왼쪽) 난양공대 총장과 김무환 포스텍 총장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특별 대담을 갖고 세계적 대학으로의 도약을 위한 과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싱가포르=고광본 선임기자




“난양공대(NTU)는 5년 단위로 싱가포르 정부가 미래 연구개발(R&D) 전략을 세우는 것에 맞춰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데 역점을 둡니다. 특히 공대·의대와 인문학·기초과학 간 공동연구와 기업과의 R&D 클러스터링 구축에 신경을 씁니다. 기업에서 기부금을 받으면 정부가 1.5배나 매칭 형태로 지원해 산학협력을 촉진하는 것도 특징이죠.”

수브라 수레시 NTU 총장은 19일 싱가포르 사무실에서 김무환 포스텍(POSTEC) 총장과 특별대담을 갖고 “5년마다 국가 R&D 계획을 세울 때 대학도 같이 한다”며 “좋은 인재를 유치하고 최대한 지원하되 경쟁적인 환경을 조성해 성과를 내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영국의 세계 대학평가기관인 QS가 발표한 ‘세계 대학 평가 전공별 순위’에서 NTU는 세계 4위를 기록했다.



△김무환 총장: NTU가 최근 급성장 했는데 비결과 발전전략이 궁금하다.

△수브라 수레시 총장: 대학을 싱가포르 국가의 발전전략과 맞추고 있다. 아주 중요하다. 운영 경비 중 85%가 정부로부터 나온다. 정부 지원금이 커 대학 이사진에 교육부 장관이 들어 있다. 정부가 NTU의 운영 방향이나 정책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

세계적인 연구자가 오고 싶은 열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핵심에는 좋은 연구·생활 시설이 있다. 싱가포르는 아주 활기차고 자녀를 키우기도 좋고 안전하다. 무엇보다 영어가 공용어이다. 덕분에 지난해 70명의 탁월한 교수들을 초빙할 수 있었다.

△김 총장: 싱가포르 정부는 1999년부터 대학이 민간 기부금을 받으면 1.5배를 매칭 형태로 지원한다고 들었다. 대학이 기부금 10억원을 받으면 정부가 15억을 보태는 식이다. 한국 대학에 정말 필요한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수레시 총장: 싱가포르에는 대학이 6곳 있는데 모두 성장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정부는 1997년부터 혁신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대학들의 연구와 과학 전반의 시스템을 바꾸기를 원하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왔다. 투자는 장기적으로 이뤄지는데 대학은 반드시 정부에 성과를 돌려주어야 한다. 매칭 시스템은 그 일부로 대학과 기업에 큰 변화를 초래했다. 그런 목적으로 국제 교류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제가 직접 싱가포르 정부와 미국 사이의 교류를 연결하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수레시 총장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총재를 역임한 인도계 미국인으로 올 초 4년 임기를 연임했다.)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미국기업 중 무려 400개 이상이 싱가포르와 관련이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 수많은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난양공대의 글로벌 경쟁력 요인

-정부의 큰 지원, 기업 기부금에 1.5배 매칭 지원

·글로벌 우수 인재 파격조건 유치…개방형 혁신

·테뉴어 받아도 물갈이 가능·인재 간 경쟁 치열

-해외 대학·연구기관과 활발한 국제 공동 R&D

-국내외 기업 공동 R&D센터 등 산학협력 확대



△김 총장: 전체 예산, 특히 연구비에 관해 듣고 싶다. 포스텍은 교수가 300여명으로 연구비는 2억 달러(2,487억원)정도이다.

△수레시 총장: 연간 연구비는 6억 5000만 싱가포르달러(한화 약 5,917억원)로 미국 톱대학과 비슷한 수준이다. 총 1,400여명의 교원이 있는데 주로 공학과 의학 분야에 연구비가 집중돼 있다. 연구는 2000년대 들어 활발해졌다. 2006년만 해도 연구비가 870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792억원)였는데 16년만에 8배나 뛰었다. 교육과 연구를 동시에 강화하면서 세계 각국의 우수대학, 특히 미국과 유럽의 우수하고 젊은 교수를 적극 초빙한데 따른 것이다. 포스텍은 철강산업과 특별한 관계에 있고 소재는 물론 에너지 연구에서 큰 강점이 있다고 알고 있다. 난양공대 역시 소재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산업체와의 연결이 견고하고 이들과 다학제 융합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김 총장: 최근 포스코는 철강산업뿐 아니라 2차전지나 수소전지로 그 분야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포스텍 역시 철강대학원을 철강·에너지소재 대학원으로 확대하는 등 2차전지와 수소전지 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 등에서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의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포스텍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를 올해 열어 교육에 들어갔다. 이 아카데미는 이탈리아·인도네시아·브라질 등 세계 10여국에서 운영 중이다. 세계 최초의 ‘애플 제조업 연구개발(R&D) 지원센터’도 설치해 경북도·포항시와 협의해 산학협력밸리로 확대하려고 한다.) 포스텍은 설립 36년을 맞아 1세대 교원의 퇴직 행렬이 진행 중인데, 새로운 중점 연구 분야를 중심으로 교원을 채용하고 있어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람 킨용(왼쪽) 난양공대 부총장이 포스텍·난양공대 총장 간 특별 대담에서 “대학은 국가 성장 동력 화궁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수레시 총장: 이번에 NTU 연구소도 많이 탐방하셨는데 어떤가.

△김 총장: 난양공대 에너지 연구소(Energy Research Institute@NTU)를 예로 들면 교수·학생·연구센터가 잘 연계돼 있고 교수와 연구진을 합리적으로 잘 구성해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에 무척 놀랐다.

△수레시 총장: 그 부분이 바로 NTU의 강점이다. 산학연계와 투자 메커니즘이 활발하다. 지금 NTU는 볼보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산학일체연구소를 여럿 가질 수 있게 됐다. 대학 전반적으로 상호작용이 원활한 것이 강점이다. 인문학, 기초과학 등의 분야를 가로지르는 공동연구가 NTU의 힘이다. 물론 NTU는 교수 개인의 연구를 존중하며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NTU의 조남준 석좌교수가 꽃가루를 활용해 종이와 플라스틱 등을 만드는 연구를 하며 큰 성과를 내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김 총장: 포스텍은 현재 의대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NTU가 의학 분야 대학 평가에서도 놀라운 상승세라 의대 설립 과정과 발전상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수레시 총장: 사실 싱가포르에는 단 한 곳의 의대가 있었지만 정부가 시대 변화와 경제 성장 등을 고려하여 새로운 의대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게 바로 NTU에 있는 리콩친의대(LKCMedicine)이다. 영국의 임페리얼컬리지런던과 같이 설립해 처음에는 그쪽에서 학장을 모셔왔다. 하지만 보다 연구중심의대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적인 의학자로 홍콩중문대 총장 출신의 조지프 성(Joseph Sung)을 지난해 학장으로 모셨다.



△김 총장: 노화·기후변화·감염병 등 인류가 대응해야 할 큰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융합해야 혁신 성과를 낼 수 있다. 포스텍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다. 대학 캠퍼스를 메타버스로 확장하는 메타버시티(metaversity)를 통해 교육과 연구에 변화를 주고 있다. 우선 첫번재로 오프캠퍼스를 한다.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여행을 하거나 자매대학의 기숙사에 머물면서 비대면으로 본교 수업을 듣는 것이다.

△수레시 총장: 흥미로운 아이디어인데 수업료와 기숙사비는 어떻게 하나.

△김 총장: 수업료는 소속대학에 내지만 기숙사비는 방문한 자매대학에 지불하는 개념이다. 학생들에게 관련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e-스포츠 대회다. 스포츠펍에서 야구나 축구를 즐기는 것처럼 e-스포츠를 가벼운 식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e-스포츠 콜로세움을 최근 세웠다. e-스포츠를 하며 메타버스 에서 응원하는 것이다.

△수레시 총장: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겠다. 기대된다. 오프캠퍼스와 e-스포츠 교류를 실무 부서에서 논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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