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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 입은 김정은 "국익 침탈땐 핵사용"…文친서 나흘만에 경고

[北 심야 열병식…핵위협 노골화]

선제공격용 활용 분명한 메시지

대북 강경 선회말라 새정부 압박

내달 한미회담전 핵실험 가능성

한반도 정세 긴장감 더 고조될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복을 입고 열병식에 나타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핵무기를 전쟁 억제뿐 아니라 선제공격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과 나흘 전 문재인 대통령과 교환한 친서에서 “정성을 쏟으면 얼마든지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북 강경책을 검토 중인 윤석열 정부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의미를 담았다고 평가한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우리 국가가 보유한 핵 무력을 최대의 급속한 속도로 강화 발전하려는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 핵 무력의 기본 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돼 있을 수는 없다”며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 무력은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핵무기 사용이 전쟁 방지뿐 아니라 적대 국가에 대한 선제 타격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공화국의 핵 무력은 언제든지 철저히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핵 무력을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 상황에서 핵 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문 대통령과 교환한 친서 내용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김 위원장은 20~21일 문 대통령과 교환한 친서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했던 나날들이 감회 깊이 회고됐다”며 “정성을 쏟으면 얼마든지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다음 달 10일 취임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경고라고 평가한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윤 당선인을 향해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대북 유화책을 활용하고 강경책으로 선회하지 말라는 압박을 가한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핵 무력을 선제공격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김 위원장은 핵 개발 목적과 관련 자위뿐 아니라 공격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이 경우 일차적 대상은 한국이 될 수밖에 없는데 결국 남측의 새 정부에 대한 압박의 목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도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2017년 6차 핵실험 이후 2018년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추가 실험을 중단했다. 하지만 올 1월 핵 개발 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한다고 밝힌 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시설 복원 징후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폐쇄 조치했던 3번 갱도의 평탄화 작업 등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장비 반입 등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평가된다.

남 교수는 “북한에서 최고 권한을 지닌 김 위원장이 핵 무력을 급속도로 강화하겠다고 발언한 만큼 핵실험은 확정된 수순”이라며 “다음 달 10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이나 22일 한미정상회담 직전에 7차 핵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김 위원장이 높은 수준의 공세적인 핵전략을 밝힌 만큼 북한이 핵실험에 속도를 더 낼 수밖에 없다”며 “핵실험이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위험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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