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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금리 상승에…빌딩 매각 줄연기

운용사들 "제값 받기 어렵다" 판단

코람코, 센터포인트 처분 미루고

이지스도 명동 눈스퀘어 거래 연기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예정했던 주요 빌딩들의 매각을 잇따라 연기하고 있다. 지난 2~3년간 서울 도심 빌딩들의 자산 가치가 급등했지만 최근 금리 상승으로 매각을 강행할 경우 제 값을 받기 어려워진 탓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속에 건물 임대 수익을 높일 수 있어 안정적 배당을 받으며 시중금리가 안정될 때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코크렙 36호 리츠의 만기를 5년 연장하기로 했다. 리츠의 기초자산인 서울 광화문의 센터포인트 빌딩의 매각을 미루기 위해서다.

광화문 센터포인트 빌딩은 코람코자산신탁이 2016년 3060억 원에 사들였다. 3.3㎡당 매입가는 약 2600만 원이었다. 코람코 측은 1분기 기준 센터포인트 빌딩의 장부가액을 4389억 원으로 책정했는데 인근의 종로 삼일빌딩이 지난해 3.3㎡당 3500만 원에 팔린 상황 등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기대하는 몸값은 훨씬 뛸 수밖에 없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센터포인트 빌딩 매각을 연기한 것은 금리 상승에 원매자들의 부담이 커져 높은 가격을 쉽사리 수용하지 않는 측면도 있지만 시장에 매물이 많지 않아 매각 완료 이후 새로 투자할 부동산을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의 한 관계자는 “센터포인트가 서울 도심에 위치한 우량 자산이고 안정적 수익이 기대되는 만큼 당장 매각하기에는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수 우선협상자까지 선정했다가 매각이 불발된 코크렙NPS 1호 리츠가 보유한 서울시티타워도 매각 절차를 중단하고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올 4월 인수 우선협상자였던 BNK자산운용이 이행 보증금(인수 디파짓)까지 포기하고 서울역 앞 시티타워의 인수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BNK 측은 빌딩 매입을 위해 조달하려던 자금의 금리가 크게 오르자 당초 제시한 가격이 부담스러워졌다는 후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최근 명동 눈스퀘어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 부동산 투자신탁 펀드의 만기를 3년간 연장하며 보유 건물의 매각 시기를 미뤘다. 아울러 SK 남산빌딩을 소유 중인 이지스 측 펀드의 만기 역시 연말까지여서 청산을 예정대로 마치려면 지금부터 매각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별다른 기미가 없어 업계에서는 펀드 연장을 유력하게 점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싸이칸홀딩스와 인마크리츠운용이 각각 서울 강남에 보유한 싸이칸홀딩스타워와 태광타워 등도 올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알려졌지만 거래가 사실상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운용사들이 오피스 빌딩 등 덩치가 큰 부동산의 매각을 미루는 주된 이유는 금리 급등이다.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의 바로미터가 되는 3년물 금융채 금리는 이달 들어 4.1%를 돌파했다. 1년 전 1.88%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2배 넘게 높아진 것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빌딩 매입에 따른 이자 비용이 기대 수익률을 넘어서면서 역마진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며 “지난 2~3년간 빌딩 가격은 크게 오른 데 비해 당장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매도자와 매수자 간 온도 차가 큰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원자재 값 급등으로 새 빌딩의 건설비가 오르고 있어 기존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부동산 투자 운용사들의 매각 연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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