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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경상수지…글로벌 침체에 흑자폭 11년來 최대 감소

5월 38.6억弗…흑자 전환했지만

수입 급증에 전년보다 65.5억弗↓

수출 감소 가능성 속 해외여행 늘며

경상수지 흑자 갈수록 줄어들 듯

원화 약세로 외환보유액도 감소

경제 펀더멘털 더욱 약화 우려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11년 만에 최대로 감소했다.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수출마저 줄어들 가능성이 큰 데다 해외여행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경상수지 흑자 폭은 갈수록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흑자 감소로 국내에 유입되는 달러 규모가 줄어든 만큼 원화 약세와 함께 외환보유액 감소로 경제 충격에 버틸 펀더멘털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경상수지는 38억 6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배당지급 등 계절적 요인으로 4월 적자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흑자로 전환했지만 1년 전인 2021년 5월(104억 1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은 65억 5000만 달러나 줄었다. 이는 2011년 5월(79억 달러) 이후 최대 흑자 폭 감소다. 올해 1~5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191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1~5월(329억 3000만 달러) 대비 40% 수준에 그쳤다.

상품수지 흑자가 27억 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9억 1000만 달러 줄면서 전체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축소됐다. 수입(589억 6000만 달러)이 144억 1000만 달러 증가하는 동안 수출(617억 달러)이 105억 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은 원자재(52.9%), 자본재(14.1%), 소비재(11.8%) 등이 일제히 급증했다. 주로 석탄(231.4%), 가스(73.9%), 원유 (65.0%) 등 원자재 수입이 크게 늘었다.





상품수지만큼 경상수지 흑자 폭을 끌어내린 것은 본원소득수지다. 5월 본원소득수지는 14억 5000만 달러 흑자를 냈는데 전년 동월(50억 3000만 달러)보다 35억 8000만 달러 줄어든 수준이다. 한은은 본원소득수지의 감소 배경에 대해 “일회성 대규모 배당수입 발생에 따른 기저 효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배당소득을 한꺼번에 들여왔으나 올해는 그러지 못하면서 흑자 폭이 줄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경상수지 흑자가 갈수록 줄어들 요인만 남았다는 것이다. 6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던 만큼 당분간 상품수지 흑자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수출이 점차 꺾일 수밖에 없다. 해외여행객이 점차 늘면서 서비스수지도 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출국자가 입국자보다 많은 구조라 7~8월 휴가철부터 해외여행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여행수지 적자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6월 경상수지 흑자가 18억 3000만 달러를 넘어야 올해 상반기 전망치인 21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 연간 전망치 500억 달러 달성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국제수지를 편제할 때 가공·중계무역과 선박 조정을 거치는데 본원소득수지와 서비스수지 동향을 함께 고려하면 6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하반기까지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달러 공급원인 경상수지 흑자가 빠르게 줄어드는 만큼 환율 방어에 소진 중인 외환보유액이 급감할 가능성도 있다. 6월 말 외환보유액은 4382억 80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94억 3000만 달러 줄었다. 2008년 11월(-117억 5000만 달러) 이후 최대 폭 감소로 올해만 248억 달러가 줄어든 상태다. 외환 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단기간에 급등하자 변동성 완화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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