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스타그룹이 국적 선사 최초로 국제항로를 운항하는 호화 크루즈페리를 건조한다. 야외 수영장과 발코니 객실 등을 갖춘 고급 크루즈페리의 건조는 대한민국 최초 민영 조선소인 대선조선에서 맡는다.
팬스타라인닷컴과 대선조선은 11일 오후 부산 중구 중앙동 팬스타그룹 사옥에서 크루즈급 국제여객선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에는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과 김종태 팬스타라인닷컴 대표, 이수근 대선조선 대표를 비롯한 양사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팬스타그룹이 발주한 크루즈페리의 규모는 총톤수 2만2000t, 선체 길이 170m, 승선 정원 399명(승객 353명·승조원 46명)에 이른다. 선박 하부에는 컨테이너 화물 250개(20피트짜리 기준)도 실을 수 있다.
대선조선에서 건조된 후 2024년 말 팬스타라인닷컴에 인도될 예정으로, ‘바다 위의 호텔’이라고 불리는 크루즈선에 걸맞은 안전성과 다양한 고급 편의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먼저 국내 처음으로 디젤엔진에 전기모터와 발전기 기능을 추가해 연료소모와 배출가스를 크게 줄이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추진 방식을 도입한다. 또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선형을 채택한다. 파랑 속에서 선체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핀스테빌라이저도 선체 양쪽에 설치한다.
노천 갑판에는 야외 수영장과 조깅트랙, 연회공간 등을 갖춘다. 특히 발코니를 모든 선측 객실에 설치해 승객들이 거실 문을 열고 나가면 직접 바람을 맞으며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바다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고급호텔을 떠올릴 수 있는 메인 로비에는 반구형 돔 천장을 설치해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로비에서 밤하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마사지룸, 테라피 룸, 사우나, 피트니스, 선상 포장마차, 스시 바, 카페 등의 다양한 선내 편의시설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선체 외관은 ‘드레싱 라이트’(Dressing Light) 장치를 설치해 크루즈페리 자체가 부산 밤바다의 새로운 야경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팬스타그룹은 새 선박을 2025년부터 부산~오사카 크루즈와 부산항 원나잇크루즈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팬스타그룹은 대한민국 최초로 크루즈사업에 진출한 종합해운물류기업이다. 2005년 2만2000t급 팬스타드림호로 부산~오사카 정기 크루즈를 시작했고 2008년부터 주말에 광안대교, 해운대 등 부산의 명소를 둘러보고 선상 불꽃놀이와 다양한 공연을 즐기는 1박2일 일정의 원나잇크루즈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글로벌크루즈선사인 코스타크루즈와 제휴해 부산을 준모항으로 하는 동북아시아 크루즈 상품을 개발, 판매했다.
대선조선은 70여년간 조선업 외길을 걸어온 대한민국 최초의 민영 조선소다. 2015년 1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국제수준의 카페리 설계 연구개발(R&D) 과제의 컨소시엄 업체에 선정돼 연료효율이 높고 안정성이 뛰어난 연안 여객선 선형을 개발, 현재까지 4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이러한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인정받아 팬스타의 호화 크루즈페리를 수주, 정통 유럽크루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팬스타그룹과 대선조선 측은 “부산 지역 해운과 조선업체, 국책금융기관인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이 힘을 모아 고부가가치 크루즈선을 국내에서 신조함으로써 상생발전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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