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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 리모델링 활성화 빠져… 전국 131곳 추진 동력 상실 우려

[8.16 부동산대책 이후-고민 깊어진 노후단지]

 文 정부 재건축 규제 칼날에

 대체 사업으로서 주목 받아

 추진 단지 2배나 늘었지만

 제도개선 없어 공급 미지수







16일 정부가 임기 내 270만 가구를 공급해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대선 기간에 약속했던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은 쏙 빠지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 곳곳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약속했던 제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리모델링 추진 단지 가운데 재건축으로 방향을 돌리는 사례도 나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17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전날 발표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에는 윤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 중 하나인 신속한 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대책은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으로 단순 주택 공급을 넘어 정주 환경 개선, 주택 품질 제고 등 5년 임기 내 추진할 주요 과제를 담고 있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과 함께 주요 정비사업으로 꼽히는 리모델링 관련 내용은 단 하나도 언급되지 않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리모델링 활성화를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주택법과 별도로 ‘리모델링 추진법’ 제정 △안전진단 및 안전성 평가 절차 개선 △리모델링 수직·수평 증축 기준 정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는 주택법과 건축법 등 흩어져 있는 법적 근거를 하나로 통합해 사업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또 국토안전관리원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 두 곳에서만 리모델링 안전성 평가를 진행하도록 한 현행 규제 탓에 인허가 절차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으로 기대했던 제도 개선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업계는 실망하는 모습이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주택법에서 리모델링을 별도로 분리해 독립된 법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3년 전부터 나온 얘기”라며 “신축을 위한 법인 주택법 체계는 리모델링과 맞지 않는 옷”이라고 지적했다.

리모델링은 지난 정부의 재건축 규제로 대체 사업으로서 주목을 받아왔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초과이익환수 대상이 아닌 데다 준공 15년 이상, 안전진단 B·C등급만으로도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에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서울 등 수도권을 넘어 지방 도시 등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전국 131곳으로 전년 동기(78곳)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리모델링 초기 단계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 완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이탈하는 단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다음 달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안을, 올해 말까지는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해당 규제 완화로 재건축 추진이 수월해지고 사업성까지 높아진다면 리모델링을 추진할 유인이 줄어든다.

서울 구로구의 한 리모델링 조합장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라 사업을 전환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규제 완화 시행 시기나 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선뜻 재건축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2008년 조합 설립을 마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에서도 일부 소유주들이 재건축 추진을 위해 리모델링 사업 철회를 위한 동의서를 걷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앞으로 리모델링 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 ‘리모델링 특별법’ 제정안이 발의돼 있는 만큼 입법 논의에 적극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대책으로 리모델링으로 늘어나는 주택 물량은 한정적이라 대책에서 빠진 것”이라며 “국회 법안 논의 과정에서 리모델링 관련 공약 사항들도 함께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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