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30원을 넘기며 연고점을 재차 경신하면서 유학생과 수입 대금 결제를 앞둔 기업들이 한숨을 내쉬는 반면 은행들은 외화예금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22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외화 송금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환율 변화에 따라 송금액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원·달러 환율이 15% 넘게 오르면서 5만 달러를 송금할 경우 우리 돈으로 1000만 원이 더 들어가는 상황이다.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 보낸 A 씨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보니 환율이 조금만 변해도 영향이 조금 있는데 유학 시작하고 나서 가장 부담이 큰 시기”라고 말했다.
환율 리스크가 커지면서 시중은행들은 이달 들어 외화예금 신상품 및 이벤트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환율 상승세 속 환차익을 노리는 ‘환테크’족, 유학생, 수출입 기업 등 외화 상품 수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외화예금은 903억 8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33억 2000만 달러 늘었다. 기업들의 외화예금 잔액이 눈에 띄게 증가한 가운데 NH농협은행은 16일 법인 전용 입출식 외화예금 상품 ‘NH플러스외화NMDA’를 출시했다. 입출금이 자유로워 하루만 맡겨도 외화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100만 달러 이상을 예치할 경우 금리는 연 1.91%(세전)다. KB국민은행은 9월까지 ‘KB수출입우대 외화통장’을 처음 개설한 뒤 외화정기예금에 가입한 법인 고객에 90%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개인 고객 특판도 앞다퉈 나온다. 국민은행은 외화예금 가입 시 매 영업일 원금과 세후이자를 기준으로 복리이자를 주는 이벤트를 다음 달까지 진행 중이다. SC제일은행은 미국 달러화 외화정기예금 신규 가입 고객에게 최고 연 3.5%의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에 나섰다. 총 모집 한도는 2500만 달러로 특판 기간은 이달 26일까지다. 배순창 SC제일은행 수신상품부장은 “미 달러화가 고공행진하면서 달러화 예금 상품을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환차익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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