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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서 구겐하임까지…美 대륙 휩쓰는 韓 근현대 미술

■도약하는 K아트…뉴욕·LA·덴버 등 韓 전시 열풍

LACMA, 美 최초 韓 근대미술 선봬

필라델피아, 덴버미술관도 가세

정부 인프라·기업 후원 속속 결실

韓 네트워크·한류 효과도 빛발해

시대별 韓 미술 잇따라 집중 조명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자신의 SNS에 게시한 미국 LA주립미술관(LACMA)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근대미술 특별전 '사이의 공간' 전시 전경. 사진 출처=RM인스타그램




세계 최대 미술 시장인 미국에서 국내 근현대 작품 전시가 잇따라 개최된다. 미국 내 주요 미술관들이 한국 근현대 미술을 시대별로 집중 조명함으로써 ‘K아트’ 확산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 의미가 상당하다.

25일 국내외 미술계에 따르면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대한제국과 ‘전환기 예술’을 주제로 전시 기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동부 최대 미술관인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내년 9월 ‘1960~1970년대 한국의 실험미술’ 특별전을 확정했고 10월에는 필라델피아미술관에서 ‘1989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린다.



미국에서 국내 근현대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는 최근 들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미국 최초의 ‘한국 근대미술’ 기획전이 로스앤젤레스(LA) 주립미술관 라크마(LACMA)에서 이달 11일 열렸다. 수묵화 거장 박대성은 19일(이하 현지 시간)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에서, 24일에는 미국 다트머스대 후드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막했다. 내년 가을에는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메리 워싱턴대로 순회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국내파 독학 화가 박대성의 독창적 예술을 미국 아이비리그 미술관에서 두루 선보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미술관에서 한국계 미국 작가 마이클 주의 작품이 내년 1월까지 전시되며 다음 달 5일에는 여동생이자 큐레이터인 주은지 씨와의 미술관 내 대담 프로그램이 열린다. 사진 제공=덴버미술관


또 미국 중부 최대 미술관 중 하나인 덴버미술관은 다음 달 5일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 마이클 주의 작품 전시와 함께 주은지 큐레이터가 대담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단추 작가’ 황란은 다음 달 22일부터 플로리다주 베이커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작은 단추를 소재로 한국적 주제와 다채로운 풍경 등을 펼쳐 보이는 황란은 뉴욕 메타(페이스북) 본사의 대규모 설치 작업으로도 주목받았다.

한국의 순수미술을 가리키는 ‘K아트’는 김수자·서도호·이불·양혜규 등 일부 작가와 1970년대 단색조 회화인 ‘단색화’가 주목받은 것 등을 제외하면 K팝이나 K드라마 등 K콘텐츠에 비해 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Frieze)의 국내 진출 등 미술계 내 한국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 윤곽을 드러낸 주요 미술관 전시들은 △한국 기업의 후원 △정부 기관의 인프라 제공 △한국인 네트워크의 힘 △한류 콘텐츠의 파급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미국 다트머스대 후드미술관에서 24일 개막한 수묵화가 박대성 개인전 전경. 사진 제공=다트머스대 후드미술관


미국 다트머스대 후드미술관에서 24일 개막한 수묵화가 박대성 개인전 전경. 사진 제공=다트머스대 후드미술관


라크마는 아모레퍼시픽·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이 장기 후원을 지속해 한국 작품의 소장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라크마와 ‘더 현대 프로젝트: 한국 미술사 연구’라는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추진해 이번 근대미술전 성사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의 실험미술’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구겐하임미술관은 삼성이 후원한 ‘삼성아시아미술 수석큐레이터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2011년 열린 이우환의 개인전도 그 일환이었다. 구겐하임은 최근 LG와 5년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페인 빌바오,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 세계 전역의 구겐하임 전시에 LG전자·LG디스플레이 등을 노출시켜 예술과 동반 성장하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드러낼 계획이다.

정부 기관도 세계 각지 박물관·미술관의 ‘한국관’을 지원하며 인프라를 다졌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미술 한류 확산을 위한 문화 유력 인사 초청 사업을 수년째 지속하고 있다. 라크마와 구겐하임, 뉴욕근현대미술관(MoMA) 등 주요 미술관 관장들은 공통적으로 이 초청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방한해 한국 문화를 경험했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해외 박물관이 소장한 한국관 유물의 보존·수리를 지원하고 있다. 국제 교류 전시를 가장 활발하게 전개해온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실 지원 프로그램을 인계받아 재정과 전시 기획을 함께 돕는다. 2026년에는 지난해 기증받은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시카고미술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민·유학으로 미국에서 뿌리내린 한국 인재들도 ‘일등공신’이다. 박대성 화백의 미국 순회전은 김성림 다트머스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기획했다. 덴버미술관의 김현정 아시아관 책임큐레이터는 앞서 라크마·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 등지에서 활동하며 한국 미술을 알렸다. 라크마 근대미술 전시는 한국계 큐레이터 버지니아 문이 국립현대미술관 측과 협력했고 필라델피아미술관 학예실장에서 지난해 임원으로 승진한 우현수 부관장은 내년 개최 예정인 한국 미술 전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는 엘리노어 현, 아이리스 문 등 한국 미술을 전공한 한국계 큐레이터가 포진했다. 메트로폴리탄을 오래 지켜온 이소영 큐레이터는 하버드미술관 학예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자신의 SNS에 게시한 미국 LA주립미술관(LACMA)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근대미술 특별전 '사이의 공간' 전시 전경. 사진 출처=RM인스타그램


‘한류’와의 시너지도 대단하다. ‘아트 메신저’가 된 방탄소년단(BTS)의 RM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사진 한 장만으로도 미술관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RM은 이번 라크마 근대미술전의 오디오가이드 녹음을 맡았으며 해외 박물관·미술관에 소장된 한국 명품 서화 도록 제작을 위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임근준 미술평론가는 “K팝과 한류는 기존 주류 문화의 확산 방식과 달리 주변화된 이민자 가정 등 소외 계층과 미주·구주 이외 제3세계까지 다양한 계층을 흡인한다는 점에서 더 강력하다”면서 “인종 다양성과 다문화를 포용해야 하는 미국 미술관의 경우 그간 미술관 문턱을 높게 느끼던 여러 계층을 두루 끌어안기에 한국 미술이 가장 적합하며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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