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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런닝맨 PD' 출신 스타트업 폐업수순…200억 투자금 날릴판

크리에이티브엑스, 지속된 경영난에 사업 중단

X맨·런닝맨 등 연출한 SBS PD들이 모여 설립

포스코기술투자 등 VC, 투자금 전액 손실 불가피

VC들에 자금 출자한 모태펀드도 혈세 날릴 상황





SBS 출신 스타 PD들이 합심해 만든 콘텐츠 스타트업 크리에이티브엑스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크리에이티브엑스는 설립 초기부터 국내 벤처캐피탈(VC)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들 자금이 모두 손실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벤처투자 업계에 적잖은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21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크리에이티브엑스가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사실상 폐업을 앞두고 있다. 직원들 대부분도 올 상반기까지 회사를 떠났고 초기 창업자들이 이름만 걸어두고 있는 상태다.

크리에이티브엑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껍데기만 남아있는 회사라고 보면 된다" 면서 "매년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회사 자금도 바닥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에이티브엑스는 SBS 예능 'X맨',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을 제작했던 장혁재·조효진 PD 등이 2016년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다. 계열사로 컴퍼니상상을 두고 있으며, 직접 제작한 예능 콘텐츠를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에 공급해왔다. 대표작으로는 유재석, 이광수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범인은 바로 너!'와 이승기를 내세운 '투게더' 등이 있다.

크리에이티브엑스는 스타 PD들의 제작 역량을 앞세워 설립 초기 대규모 VC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당시 포스코기술투자와 KTB네트워크(현 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 SV인베스트먼트가 공동으로 약 200억 원을 투자했다. 투자금은 크리에이티브엑스 한국·중국 법인에 각각 투입됐다. 기업가치도 설립 초기에는 약 1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7년 촉발된 사드(THAAD) 사태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사업이 급격히 위기를 맞았다. 크리에이티브엑스는 설립 당시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나섰지만, 한국 콘텐츠의 유통이 금지되면서 정상적인 사업이 불가능해 진 것이다. 국내에서 제작한 '범인은 바로 너!', '투게더' 등도 기대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회사의 경영난은 심화됐다.

크리에이티브엑스가 실제 폐업을 하게 되면 VC 등 투자가들은 투자액 전부를 잃게 된다. 2016년과 2018년 당시 투자자들이 상환을 요구할 권리가 없는 보통주와 전환우선주를 인수하는 형태로 투자를 진행한 탓이다. 당시만 해도 크리에이티브엑스 소속 주요 PD들의 성과와 명성이 높았던 만큼 회사 측에 유리한 투자 조건이 설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따라 자금을 댄 VC들도 투자금 회수를 거의 포기한 상태다. 문제는 VC들이 투자에 활용한 펀드에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 자금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는 부분이다. 크리에이티브엑스에 투자한 VC 관계자는 "투자금을 회수할 여러 방법을 찾아봤는데, 회사에 남아 있는 자금이나 자산도 거의 없어 포기했다"며 "투자금 전액을 감액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크리에이티브엑스와 자회사인 컴퍼니상상은 2016년 이후 매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창업자인 장 PD의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장 PD는 일찌감치 회사 정상화를 포기하고 새 법인을 또 차리면서 투자자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장 PD는 지난해 6월 광고대행업을 주로 하는 스튜디오하이라이즈를 설립하고 대표를 맡았다.

한편 크리에이티브엑스의 폐업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최근 약 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MBC 출신 김태호 PD가 설립한 '테오'에 대한 기업가치 논란도 점화하고 있다. 테오 역시 크리에이티브엑스와 마찬가지로 설립 초기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김 PD의 명성을 앞세운 새한창투로부터 1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바 있다. 회사 경영에 대한 경험이 없는 PD들이 주요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크리에이티브엑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앞서 테오는 카카오나 한국투자파트너스, 위벤처스 등이 투자를 검토하며 평가한 기업가치는 200~5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새한창투가 1000억 원을 제시해 논란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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