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 문화유산을 통해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역사학자인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힘써온 인물이다. 그는 전통한지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유산등재추진단장과 국가브랜드위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의 산사(사찰), 서원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2018년 사찰 7곳, 2019년 서원 9곳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 위원장은 “역사학자로서 한국의 산사와 서원이 한국을 넘어 인류 유산으로 가치를 갖는다는 확신을 한 지 오래됐다”며 “산사와 서원은 불교·유교의 차원을 넘어 우리 전통문화와 선조들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훌륭한 문화유산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게 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문화유산을 통해 따뜻한 인간애로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우리 사찰은 산세와 바위·나무 같은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해 역사성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며 “서원은 공동체 안에서 유교적 인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도덕과 인문학 중심으로 진행된 서원 교육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가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원에서 성리학의 ‘인의예지신’을 기본으로 유교 정신을 실천하고 수양하면서 현대사회의 병폐를 치유할 수 있다”며 “치열한 현대 경쟁사회 속에서 국민들이 우리 문화유산과 자연을 보면서 불변의 진리·정신성·영혼을 찾고 따뜻한 인간애가 넘치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한국의 문화유산이 지닌 가치와 선조들의 지혜가 이 시대 교육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장 귀중한 가치가 ‘화합’이라고 가르친다”며 “선현들이 강조한 따뜻한 사랑과 정의, 질서, 존중 등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주고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는 멘토를 현실에서만 찾으려고 하는데 초등학교 역사교육을 할 때 위인전을 통해 위인 중에서 멘토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중학교의 경우 대입까지 시간이 남은 데다 자유학기제 등도 생겨났으니 유적지를 찾아 다양한 문화유산을 접하면 살아 있는 교육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독일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이런 것을 가르쳐 국민 모두가 해설사가 된다”며 “문화 속에 창의성이 나오는 만큼 학생들이 문화유산을 많이 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역사학자인 이 위원장에게는 동북아를 둘러싼 역사 문제 역시 중요한 관심사다. 그는 일본의 독도 영토 주장이나 중국의 동북공정 등 주변국들의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의 우리 역사·문화 왜곡에 대해 우리나라 안팎에서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현안에 관한 학술 대응 논리 등을 철저히 해 정부와 학계 등이 적극적으로 공동 대응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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