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 타격에 대응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나섰다. 아울러 서방은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장거리 미사일 지원을 극히 꺼리던 기존의 태도에서 벗어난 행보에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모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연료, 의약품, 월동 장구 등 비군사 장비를 공여하기로 합의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전력 인프라 복구용 장비를 구비할 수 있도록 5300만 달러(약 705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주 우크라이나군에 200기 이상의 발전기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련의 지원은 러시아가 지난달 초부터 우크라이나 내 전력 기반 시설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 공습의 여파로 우크라이나는 발전소가 다수 파괴돼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되면서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국영 전력회사인 우크레네르고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전력 공급량은 전체 수요 대비 30% 모자르다.
나토 외무장관들은 성명에서 "러시아의 집요하고 부도덕한 민간인 및 에너지 인프라 공격 때문에 우크라이나인 수백 만명이 기본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영토주권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며 필요할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BBC에 따르면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인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서방은 갈등 격화를 우려하며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는 것에 소극적이었다. 우르마스 레인살루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러시아 영토를 사정권에 두는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야 한다며 "모든 옵션이 논의돼야 하며 우리는 어떠한 제한도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소식에 러시아 측은 "곧바로 러시아군의 합법적 표적이 될 것"이라며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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